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의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은 27일 "안 후보가 4.11 총선에서 의미 있는 곳에 출마하고 주위 사람들도 출마시켜 기반을 만들었어야 하는 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번에는 (의원직 기반 없이) 구름 속에서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조 단장은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 시절부터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보좌해 온 측근으로, 안 전 후보는 포스코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면서 포스코 및 조 단장과 인연을 맺었다.
안 전 후보의 거듭된 요청에 의해 캠프에 합류했던 조 단장은 안 전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기도 한다.
조 단장은 "안 전 후보가 향후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의원직 자체가 목표는 아닐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 시스템에서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 국회의원은 정치적으로 성과를 이루기 위한 1차적 징검다리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는 안 전 후보가 계속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의원 재보궐 선거 등에 출마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조 단장은 구체적으로 안 전 후보의 진심캠프에 대해선 "대선 캠프가 아니라 후보 단일화 캠프가 됐다"며 "(안 후보가)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시는 듯하다. 국민 민초들의 표가 있었어야 했다"고 안 후보의 퇴장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조 단장은 또 "후보가 정치권에 미친 임팩트(충격)는 분명하지만 참모나 조직의 능력이 안 됐고 그게 결국은 후보의 한계가 아니었나 싶다"며 "사즉생의 각오가 부족했다. 죽겠다는 각오로 하는 사람이 수십 명은 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 단장은 "안 후보가 국민후보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제출했지만, 안 후보는 국민후보가 아니라 야권 후보가 됐다. 거기서부터 잘못됐다"고 말해 안 전 후보의 전격 사퇴로 마무리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 단장은 이달 6일 문 후보와 만나 단일화 원칙에 합의한 데 대해서도 "나는 이르다고 봤다. 단일화의 극적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단장은 "결선 투표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안철수 현상'이 열매를 맺는 것을 보고 싶었다"며 안 전 후보가 3자 대결 구도에서 완주하지 못하고 문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만 했던 상황에서 느낀 소회를 털어 놓기도 했다.
다만 조 단장은 그러면서도 "절반의 성공이지, 실패는 아니다"라며 "안 전 후보가 없어도 정치개혁 과제 등은 각 정당에서 이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인 만큼 지속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향후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문 후보 측과의 연대에 대해 "쉽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당장) 민주당에서 안 후보 캠프 구성원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 진정성 측면에서 후보를 설득해야 하고 캠프 인사 개인의 자리 문제는 후보의 결정을 보고 나서 하는 게 온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에 대해 "정당이 개혁을 얘기하는 것은 공허하다. 정치 개혁은 혁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