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부모님 그늘 아래 있을 때만 해도 집밥은 행복의 다른 말이었다. 하지만 자취를 시작한 이후 집밥이란 미루고 싶은 숙제처럼 느껴진다.
직접 밥을 차려 먹는 게 좋다는 건 알지만, 그래서 해야 한다고도 느끼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뭐라도 해보려 마음먹고 인터넷에 각종 레시피를 검색하면 필요한 재료는 왜 이리 많은 건지. 김치찌개 하나 끓이고 싶었을 뿐인데 육수에 액젓에…. 여기서 빼도 되는 재료는 무엇인지,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재료는 없는지는 대부분 알려주지 않는다.
인터넷상의 레시피들은 다인 가족의 주부들을 위한 것일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그대로 따라 하다 보면 음식의 양이 너무 많거나 불의 세기나 재료를 썰 때의 굵기 등 디테일은 생략된 경우도 있다.
이런 어려운 레시피에 지친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혼족들에게 간단하고 쉬우면서도 맛있는 레시피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3개를 추천한다.
■ 자취요리신
이름 그대로 자취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김치볶음밥에서부터 청양크림만두까지, 간단하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을 소개한다.
한국인들이라면 대부분 좋아할 만한 단짠, 매콤 위주의 요리를 주로 다뤄 개인적으로도 즐겨 찾고 있다.
주재료를 제외한 준비물로는 양파나 대파, 다진마늘 등 기본 식재료를 위주로 하고 있다. 한 끼 식사를 위해 잘 사용하지 않는 식재료들을 굳이 따로 살 필요가 없다.
직접 만들어 본 레시피 중 가장 맛있게 잘 먹었던 것은 볶음김치와 참치를 이용한 쌈장이었다. 채소와 김치를 볶은 후 고추장과 된장, 다진마늘, 참기름을 넣어 섞고 참치를 추가해 만드는 것이다.
밥 위에 올려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 입이 짧은 필자도 2그릇을 해치웠을 정도다.
■ 1분요리 뚝딱이형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말투와 쉬운 요리로 최근 구독자 상승 추이가 가파른 유튜브 채널이다. 앞서 소개한 자취요리신보다 난이도는 한 단계 더 높다.
그래도 집에서 요리를 몇 번 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정도다.
일반적인 레시피보다는 유명 식당의 맛을 카피한 듯한 레시피를 주로 소개한다. ‘월매출 1억 구로구 대박집 고추장찌개’라거나 ‘강남에서 제일 유명한 고깃집 된장찌개’ 등 어디선가 먹어본 맛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포인트다.
별도의 블로그도 함께 운영 중으로, 짧은 유튜브 영상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블로그 글도 참고할 수 있다. 필자는 대구 두부두루치기 맛집 레시피를 따라 만든 적이 있는데, 밥도둑 그 자체였다.
■ 하루한끼
어쩌면 이 분야의 근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 구독자 440만명의 채널이다. 3년 전부터 자취생들을 겨냥한 간단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최다 조회수 영상은 계란볶음밥 만들기 영상으로, 조회수가 무려 9897만회에 달한다.
요리가 끝나고 나면 크리에이터가 완성된 음식을 먹고, 다 먹은 후에는 디저트를 먹는 장면도 보여준다. 구독자 가운데는 어떤 요리를 만들지보다 어떤 디저트를 먹는지가 궁금해서 챙겨본다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필자는 참치주먹밥 레시피를 따라 만든 적이 있는데, 영상에서 후식으로 복숭아를 먹는 게 왠지 모르게 인상적이어서 복숭아까지 따라 먹었다.
앞서 두 채널과 다르게 특별한 맛을 소개하는 건 아니지만 편안하게 기본적인 레시피를 참고하기에 좋은 채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