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에는 연말연시면 학교 차원의 기부활동이 몇 가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크리스마스 씰(seal)과 사랑의 빵 저금통, 사랑의 열매 뱃지 등이다. 일단 한다고 하니 동참했지만, 어린 마음에도 내가 낸 돈은 다 어디로 갈까? 라고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는 일부 자선단체들의 투명성 논란이 잊을만하면 불거지곤 한다. 필자 역시 몇 년 전 소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던 단체에서의 논란을 접하고 큰 상실감을 경험했더랬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기부의 트렌드도 재능기부, 직접후원 등으로 변화한 지 오래다.
하지만 기부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혹은 애초에 내가 가진 게 많지 않아 떼어줄 게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가계 사정이 빠듯한 청년 1인가구라면 아마 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이들을 위해 신뢰성은 비교적 높으면서도 접근성은 낮은 기부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곧장기부
내가 낸 기부금을 그대로 이웃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부 플랫폼이다. 지역아동센터와 유기견·유기묘센터, 어린이병원 등이 후원 대상이다.
각 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으면, 장바구니 합계금액을 목표금액으로 한 모금함이 열린다. 그래서 곧장기부 내의 목표 금액은 49만6100원, 48만7100원 등 모금함별로 제각각이다.
모금이 완료되면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이 아이들에게 배송된다. 기부자들은 주문 이후 받는 주문·구매·배송 내역을 카카오톡 알림을 통해 공유받을 수 있다. 완료된 모금함 페이지에서도 세부 전달내용을 확인하도록 했다.
월 단위의 정기후원도 신청할 수 있다. 후원금액은 월 1000원부터 1000원 단위로 설정하면 된다. 정기출금일은 매월 5일로, 신청시 선택한 카테고리의 모금함에 기부금이 전달된다.
■ 굿윌스토어
굿윌스토어는 전국 12개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다. 매장의 직원은 270여명으로 대부분 장애인이다. ‘자선이 아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발달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굿윌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후원자들이 기증한 물품들이다. 장애근로인들은 기증한 물건을 가지고 물품별 분류, 가격표 붙이기, 진열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이후 매장에서 물건이 판매되면 그 수익이 장애인의 급여로 돌아가는 구조다.
대형가구나 설치가 필요한 전자제품, 오래된 아동 전집, 사용한 침구 및 속옷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기증이 가능하다. 전화나 온라인을 통해 기증을 신청할 수 있으며, 방문이나 택배를 통해 수거해간다. 가까운 곳에 기증센터가 있다면 직접 방문해 기증하는 것도 좋다.
■ 해피빈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기부플랫폼 해피빈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 및 후원활동을 할 수 있다.
카테고리별로 스토리를 보고 모금함을 선택할 수 있는 ‘기부’부터 공익을 추구하는 단체 및 개인의 사업을 후원할 수 있는 ‘펀딩’과 ‘공감가게’, 봉사 및 공익체험을 간편하게 신청하는 ‘가볼까’ 등 다양한 메뉴를 제시한다.
네이버 블로그나 지식인 등 네이버에서 활동하며 적립한 ‘콩’은 해피빈 기부에서 사용할 수 있다.
■ 카카오 같이가치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같이가치도 주목할 만하다. ‘같이기부’ 메뉴에서 모금함별 스토리를 확인하고 직접 또는 참여를 통해 기부할 수 있다.
직접기부는 말 그대로 일정 이상의 금액을 후원하는 것이다. 참여기부는 응원 또는 공유, 댓글 등의 활동을 하면 카카오가 대신 기부를 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같이가치에서는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누구나, 무엇이든 제안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사단법인 트루는 모금을 통해 장난감 업사이클 활동을 홍보하는 한편 모인 금액으로는 온라인 환경교육과 폐기 장난감 수거 등에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