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의 가속화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애완용품 시장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2021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29.7%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604만 가구, 1448만 명이 반려인(반려동물 양육 생활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펫펨족’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가운데 특이한 경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주식회사 코엘 윤준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회계사 출신인 윤 대표는 주식회사 코엘을 통해 애완용품 브랜드인 ‘크로노’를 제조판매하고 있는데, 특히 애견유모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Q. 우선 ‘크로노(krono)’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소개부탁드립니다.
A. ‘크로노(krono)’는 2016년에 직접 브랜딩하고 런칭한 애완용품 전문 브랜드이다. 당시 애완용품 시장은 지금에 비해 규모가 작고 성숙되지 않아 고가의 외국 브랜드나 저가의 무명 브랜드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는데, 믿고 살 수 있는 품질 좋은 국산 애완용품 브랜드를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하나로 시작했다. 초기에 당시 다소 낯설었던 애견유모차 제품을 출시하면서 해당 카테고리에서 현재까지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오랜기간 꾸준한 판매를 해오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영광스럽게도 국민개모차라는 호칭도 듣게 됐다.
애견유모차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애견캐리어와 캣타워 분야로 제품군을 확장해 오고 있으며, 2019년에 출시한 LPM보드를 이용한 캣타워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현재는 캣타워 제품에 대한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Q. 경력이 특이하시던데 창업 전에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고려대학교를 다니면서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을 취득하여 졸업과 동시에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업무를 주로 했다.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과거 경력을 이야기하면 전문직 자격증을 버리고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한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자연스럽게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됐고, 공인회계사 공부도 나중에 하게 될 창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시작하게 됐다.
공인회계사라는 직업이 단순히 회계 지식만 다루는게 아니라 경영, 재무,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배우고 실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내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Q. 어떻게 애완용품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하게 됐나요?
A. 삼일회계법인에 다니는 동안 여러 회사의 감사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경영시스템을 접해볼 볼 기회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는 제조업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4차 산업시대에 제조업이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주변에 IT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시대가 아무리 변하더라도 가상의 공간에서만 살수는 없기 때문에 실제 존재하는 사물에 대한 제조업 분야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에 직접 2마리의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자연스레 애완용품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실수요자 입장에서 괜찮은 품질의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현실에 내가 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애완용품 브랜드를 런칭했다.
Q. 모든 제품 디자인을 직접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A. 또 하나의 특이한 경력이라면 고등학교때 웹디자이너로 일을 했다는 건데, 어릴때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처음에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시작한 일이 재미가 생겨 자연스럽게 상업용 홈페이지를 돈 받고 만들어 주는 일까지 하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학생으로써 만지기 힘든 큰 금액을 벌기도 했지만 학생신분이라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입시 준비를 했다.
대학을 경영학과로 진학하여 창업의 꿈을 키우면서도 산업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미대 수업을 청강하기도 했다. 이 때의 경험들이 사업 초기 로고를 만드는 일부터 신제품 디자인, 브랜드 웹사이트 제작, 제품 상세페이지 제작 등의 작업을 직접 해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아직까지도 내가 직접 하는 업무가 있는데 바로 신제품 디자인과 제품 사진 촬영이다. 직접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뭔지 디테일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배려하여 설계를 하고 단순히 기능만 좋은 것이 아닌 심미적으로도 아름다움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데 디자인 경력이 도움이 되었다. 또한 직접 제품을 디자인 하다 보니 가장 제품을 잘 알기 때문에 제품 촬영까지 직접하고 있다.
Q. ‘크로노’ 브랜드에서 가장 대표되는 제품이 어떤건가요?
A. 크게 애견유모차와 애견캐리어, 캣타워 3가지 카테고리의 제품만을 생산한다. 많은 카테고리에서 많은 종류의 제품을 찍어내기보다는 우리가 잘 알고 잘 만들 수 있는 카테고리에서 정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설계하여 출시하는 방식이다. ‘크로노’ 브랜드를 반려인들에게 각인시킨 제품을 꼽자면 단연 ‘애견유모차’라고 할 수 있는데, 해당 카테고리 안에서 강아지의 몸무게와 용도에 맞게 빈틈없이 선택가능하도록 미니, 디럭스, 프리미엄, 매그넘, 점보까지 총 5개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이 모델들은 소형견부터 골든리트리버같은 대형견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어떤 반려인이라도 강아지유모차가 필요할 경우 크로노 브랜드 안에서 고를 수 있도록 라인업을 갖췄다.
Q. 아직 애견유모차라는게 낯선편인데 어떤 경우에 사용을 하나요?
A. ‘크로노’에서 애견유모차를 처음 출시한게 2016년도인데 그 때 당시만 해도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 중에서도 애견유모차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구매고객들 후기를 보면 종종 강아지를 태우고 가다가 할머니들에게 왜 강아지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냐고 타박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기존에는 단순히 노령견이나 수술한 아이들이 임시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애견유모차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일상적으로 외출을 할 때 챙겨야 하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산책을 가더라도 공원까지 가는길에 안전하게 아이를 데려갈 수 있고, 특히 반려견 물림사고 등으로 인해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할 때는 에티켓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우리 브랜드에서 판매한 애견유모차만 3만대 이상 되는데, 수많은 크로노 제품들이 전국을 누비며, 애견유모차 제품을 알리고 인식개선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Q. 경영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 다행히도 회사설립 이후 매년 꾸준히 매출이 성장해오고 있다. ‘크로노’ 브랜드에서는 런칭 이후 지금까지 매년 1-2개 이상의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해 오고 있으며 기존 제품들도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오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지속적인 성장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 제작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겨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으나 오히려 팬데믹 기간에 반려인구가 증가하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외출이 늘어 나면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Q.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인가요?
A. 지금처럼 꾸준한 신제품 개발과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반려인들이 만족할 만한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해 나감과 동시에 ‘크로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카테고리 확장, 오프라인 매장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도 ‘크로노’ 브랜드 제품에 대한 오퍼가 많이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국내 수요를 따라가기도 벅찬 상황이라 수출 쪽은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올해 중에는 안정적인 재고확보를 통해 해외 수출도 시작할 계획이다. 세계 속의 믿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애완용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