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택시 승차 대란이 각종 대책에도 불구,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또 다른 대책으로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 Demand Responsive Transit)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DRT는 수요자가 휴대폰 앱 등을 통해 호출하면 차량이 수요자를 찾아가 승·하차 지점과 운행 구간 등을 탄력 운행하는 이용자 중심의 공공 교통수단으로 버스와 택시의 중간 형태라고 생각하면 쉽다. 시간대와 이동경로, 위치 등에 따라 여러 명의 수요자가 합승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국내에서 DRT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15년 전북에서다. 이후 교통취약지역 개선, 벽지노선 해결, 교통약자의 교통복지 실현 등의 목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DRT 도입이 전국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현재 162개 특별광역시·시·군 중 84개 지역에서 DRT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2020년 이후부터는 다양한 지역에서 보다 효율성이 높은 DRT 운영을 위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세종시와 파주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셔클’은 스마트모빌리티 기술을 적용한 DRT 서비스로 운영사-운송사업자-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DRT 서비스로는 과천콜서브, 청주콜버스, 인천 I-MOD 등이 있다.
경기도는 내년도 본예산안에 DRT 관련 예산을 114억원(도비 30%, 시·군비 70%)을 편성하고, 내년 1월부터 경기도형 통합교통 플랫폼 ‘똑타’ 앱을 운영할 계획이다. 똑타 앱에서는 DRT, PM, 택시 호출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중 DRT는 ‘똑버스’라는 이름을 붙여 운행한다. 지역에 관계없이 수요에 따른 승차가 이뤄지는 ‘도심형’과 일부 확정된 노선에서 수요에 따라 구간을 변동하는 ‘농촌형’ 등으로 구분해 총 96대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에서는 어떨까?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발표한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 중 하나로 DRT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교통 취약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돼 왔던 것에서 택시 지역시 심한 도시지역까지 DRT를 확대 운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찾아가는 도시형 심야 DRT를 시범 도입해 종로·여의도 등 서울 도심에서 외곽지역으로의 이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중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 DRT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서울에서도 DRT가 활성화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 2016년 서울 도심에서도 DRT와 유사한 형태의 ‘심야 콜버스’가 시도된 바 있으나 수요 부족으로 인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시 콜버스는 13인승 미만 차량으로 운행되는 택시 형태로 사업이 추진됐다.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제한적으로 이용 가능하고, 비용은 택시 심야할증요금의 70~80% 정도다. 사업 초기에는 호응도가 높았으나 택시 대비 소요시간 차이가 큰 탓에 결국 외면을 받았다.
최근 국내에서 운영되는 DRT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해 호출하는 승객들의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분석하고 경로를 최적화해 효율적으로 승객들을 탑승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종시의 경우 지난 6월 기준 DRT 서비스 가입자가 4만명을 넘어섰으며 누적 이용횟수도 40만회에 달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사업성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