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지속적인 물가 인상 압박을 버티기 위해 부업에 뛰어든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온라인 금융서비스 마켓플레이스 ‘렌딩트리’(LendingTree)는 미국 온라인 여론조사기관 퀄트릭스(Qualtrics)에 의뢰해 지난 11월 1일부터 3일까지 18~76세 미국 소비자 20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업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44%로, 2020년 조사 결과(39%)보다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25세의 Z세대(62%), 26~41세의 밀레니얼 세대(55%),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54%) 등에서 부업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57~76세의 베이비붐세대(23%)와 성인 자녀를 둔 부모(28%)는 비율이 낮았다.
이처럼 부업자가 늘어난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추가 소득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실제 부업자 중 43%는 기본 생활비 혹은 공과금 납부를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부업자 68%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추가 소득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렌딩트리의 수석 신용 분석가 매트 슐츠(Matt Schulz)는 “인플레이션은 최근 완화됐지만 완벽히 멈춘 것은 아니”라며 “넷플릭스 구독처럼 공과금 청구서를 취소하거나 식료품 구매를 중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본 생활비가 상승할 때 특히 문제가 된다”고 진단했다.
부업자 중 71%는 부업을 잃을 경우 모든 공과금을 지불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부업 없이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4명 중 1명(24%) 수준에 불과했다.
배달·배송·운송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의 경우 부업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엣시(Etsy) 등의 사이트에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8%로 가장 많았고, 베이비 시터·펫시팅 등 돌봄(7%), 우버이츠·도어대쉬 등 음식·식료품 배달(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이베이, 아마존 등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상품 재판매(6%) ▲시간제 또는 계절 근무(5%) ▲핸디맨(5%) ▲온라인 프리랜서(4%) ▲블로그·팟캐스트 등 콘텐츠 제작(2%)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2%) ▲개인 교습 및 교육(2%) 등이 꼽혔다.
부업자는 한 달에 평균 473달러(한화 약 60만원)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업으로 높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집단은 남성(월 평균 568달러)과 18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월 평균 533달러)였다.
수익이 낮은 부업자일수록 부업으로 인한 평균 수익도 낮게 나타났지만, 부업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월 수입이 3만5000~4만9999달러인 부업자는 월 평균 410달러를 부업으로 벌며 이는 소득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월 수입이 7만5000~9만9999달러인 부업자는 부업을 통해 월 평균 555달러를 벌고 이는 소득의 7% 이상을 차지한다.
슐츠는 부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현재 기술을 활용해 부업을 시작하는 것은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며 “부업이 재정 상황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안정적인 수입원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부업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