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창수 GS그룹 회장 5촌 조카들이 6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되면서 국내에서 보유주식 금액이 가장 높은 어린이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주식을 증여받은 7명 손주들도 나란히 80억 원대의 주식부자로 집계됐다.
재벌家 어린 자녀들에 대한 주식 증여가 늘면서 상장사 '어린이 억대 주식부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저연령대 주식부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재벌닷컴은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4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조사해 만 12세 이하(2000년 4월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 주식부자 순위를 5일 발표했다.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어린이는 허창수 GS그룹 회장 사촌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 허석홍(12) 군으로 모두 429억9000만 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허 부사장의 차남 허정홍(9) 군이 뒤를 이어 모두 174억6000만 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석홍 군은 세 살 때였던 지난 2004년 (주)GS 주식 25만9000여 주를 처음 증여받은 뒤 장내매수를 통해 현재 76만341주로 늘렸다. 정홍군은 다섯 살 때이던 2009년 (주)GS 주식 27만3000주를 증여받아 매년 2억~3억 원대의 배당금도 받고 있다.
두 형제가 보유한 주식가치만 해도 모두 604억5000만 원에 달한다.
뒤이어 3위부터 9위까지는 모두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손주들이 차지했다. 임성연(5) 군이 86억원으로 3위였으며 임후연(5)·임윤지(5)·임성아(5)·김지우(6)·임성지(7)·김원세(9) 등이 나란히 84억4000만 원씩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 임 회장 직계와 방계 손자, 손녀 7명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등의 회사 주식을 증여받은 상태다.
이어 이상득 전 의원 사위인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장남 구상모(12) 군과 차남 구인모(10) 군이 각각 60억5000만 원, 55억5000만 원의 주식평가액을 기록했다.
박상돈 예신그룹 회장 딸 박지민(10)양이 52억7000만 원,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9살 된 두 아들 황지호·황지온 군이 각각 42억5000만 원씩,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장남 전동혁(11) 군과 차남 전동인(9) 군이 21억9000만 원, 36억2000만 원을 기록했다.
또 정우현 엠피케이그룹 회장 손녀 정민희(12) 양이 21억1000만 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손자 홍윌리암(6) 군이 20억9000만 원,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 아들 최윤석(11) 군이 17억4000만 원, 이화일 조선내화 회장 손자 이문성(9) 군이 15억7000만 원의 순으로 많았다.
이밖에 김상헌 동서 회장 친인척 김현진(3)·김유민(5) 양이 각각 11억 원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 중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아들(7)과 딸(10)이 8억1000만 원, 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손주 네 명도 이름을 올렸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조카와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이사 손녀는 올해 한 살의 나이에 1억6000만 원과 1억 원의 주식 보유액을 기록했으며, 두 살된 김흥준 경인양행 회장 딸도 억대 부자였다.
한편 어린이는 본인 판단에 의한 주식을 투자하거나 거액의 주식매입 자금을 마련할 수 없다는 점에서 편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부모나 친척 주식증여나 상속, 자금 지원에 의해 주식을 취득한 뒤 증여받은 주식을 밑천으로 배당금을 받거나 시세차익을 거둬 단계적으로 재산을 불려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손자 3명은 2008년 (주)효성 주식을 8000만~9000만 원어치씩 매입한 뒤 2010년 10월 주가가 네 배 이상 오르자 처분해 3억 원대의 매각차익을 거뒀다. 이어 지난 2012년 5월 (주)효성 주식 5억 원어치씩을 다시 매입하면서 보유 주식수를 세 배나 늘렸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최근 들어 중과세 대상에서 빠질 수 있고 사회적 비판 여론도 피할 수 있는 소규모 증여가 빈번하게 나타난다"며 "그 결과 어린이 주식부자 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