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에서 2024년 패션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경기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불안한 성장을 지속해온 패션 마켓, 2023년 잠시 숨을 고르는 브레이크포인트(Breakpoint)를 지나왔다” 라며, “다가올 2024년은 우울한 상황을 정리할 ‘마무리 짓기’가 필요하며, 게임을 끝낼 마지막 한방을 위한 투수의 준비 동작처럼 크게 팔을 뻗는 ‘와인드업’이 중요하다는 중의적 의미로, ‘와인드업(WINDUP)’을 내년의 키워드로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애슬레저(Athleisure) 영역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올해 가시적이었던 스포츠 브랜드의 성장과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재도약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많은 패션 기업들이 니치 향수와 조향을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 관련 비즈니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보다 통합적인 개념의 ‘웰니스(Wellness)’가 패션 시장의 키워드가 됐다.
또 벤치마킹은 오랫동안 선진기업들을 연구하며 창조적으로 모방하는 패스트 팔로워에게 가장 훌륭한 전략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다른 브랜드의 방식을 따르는 것으로는 역동적 경쟁 상황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옛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저마다의 방식과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불황기에 유년시절을 보냈고 앞으로도 부모세대를 뛰어넘는 부를 누리기가 확률적으로 낮은 MZ세대에서,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로 불리는 X세대로 소비자 관점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했다.
X세대의 전성기였던 90년대의 미니멀리즘이 부상하고 있으며, 패션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패션의 황금기로 평가되던 90년대를 회고하는 무드는 내년 패션을 미리 선보이는 24년 봄여름 시즌 패션위크에서도 주요 경향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패러다임의 변화는 패션 기업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기준까지도 바꾸고 있다.
진위 분간이 어려운 AI 합성사진을 선보인데 이어 미드저니(Midjourney)를 활용한 가상 모델들의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던 패션 기업들은, 2023년 생성형AI의 원년 이후 더 많은 사용을 고려 중이다.
마지막으로 불황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업은 수익성을 무엇보다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소장은 "‘덜 팔면서도 더 버는’ 수익성 개선 게임은 내년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될 것"이라며 "불경기에는 재고자산의 증가가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 타격을 미친다. 적재적소에 상품을 공급하는 재고 관리와 정교한 브랜딩 등을 통해 더 많이 팔고 더 벌지만, 수익은 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