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국면전환을 위한 카드 사용 또는 안철수 견제하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난달 29일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차기 대선을 4년이나 앞뒀지만 ‘대선 재출마’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문제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는 등 당 안팎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문 의원으로서 국면전환용으로 대선출마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사초 실종의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문재인 의원이 차기 대권 도전을 거론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발언했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 역시 “문 의원의 대선 재도전 발언은 현재 시기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며 여야 모두 문 의원의 발언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내 ‘친노’ VS ‘반노’ 헤게모니 싸움?
민주당 내에서 ‘친노’ 계파 중 가장 떠오르고 있는 인물은 안 충남지사로 꼽히고 있다. 안 지사는 도지사로 당선된 후 지사직 수행은 물론 ‘신당’을 창당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세력이 확장됐다.
또 지난달 23일 열린 안 지사의 출판기념회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한명숙, 정세균, 양승조 의원 등이 참석해 민주당 내 ‘친노’세력들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안 지사의 위용을 실감케 했다.
이 때문에 문 의원의 대선 재출마 발언은 민주당 내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르는 ‘친노 강자’ 안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후문이다.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대선 패배 후 민주당 내에서 문 의원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당 내에서 ‘문 의원을 가지고 차기 정권 교체를 이루기는 힘들지 않냐’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그 대안으로 당 내에서 안 지사를 많이 얘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언급했다.
또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는 시점에서 그저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어,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을 한 바로 다음날 대선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는 해석도 해볼 수 있다.
문 의원과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야권의 대선주자로 경쟁과 동반자 관계였지만,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시점에서는 야당과 무소속을 포함한 반여(反與)의 경쟁자가 돼 버린 것은 사실이다.
한편, 문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에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면서 “내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집착하진 않지만 회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대권 재도전을 강하게 내비쳤다.
실제로 문 의원이 지난 10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며 “박 대통령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