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대구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업무 일부정지 3개월' 등에 달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대구은행은 지난해부터 전국 단위 영업을 진행하는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사안이다.

대구은행 영업점 직원들이 실적 때문에 고객 동의를 받지 않고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무더기로 개설한 것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17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 직원의 금융실명법·은행법·금융소비자법 위반에 대해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업무정지 3개월 및 과태료 20억원의 기관 제재와 직원 177명에 감봉 3개월과 견책 처분을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들 가운데 금융실명법 위반 행위자 111명에 대한 과태료는 향후 별도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무려 대구은행 56개, 영업점 직원 111명이 가담했다.

영업점 직원들은 실적을 높일 목적으로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고객의 실지 명의 확인 등을 거치지 않고 고객 1,547명 명의의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1,657건을 임의로 개설했다.

이들은 고객이 작성한 증권사 계좌 개설 신청서를 복사한 뒤 이를 수정해 다른 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며 금융실명법을 위반했다. 특히 고객에게 증권계좌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 개설 안내 문자(SMS)를 차단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이는 개인의 일탈로는 보기 힘든 조직적인 일탈 수준이다. 이번 사건으로 대구은행은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심사에 이번 일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대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의 경우 대주주의 위법 행위가 아니어서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심사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2월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한편 대구은행 측은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로 인하여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아울러 대구은행은 철저한 내부통제 마련을 위해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하였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위하여 각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한 책무구조도 조기도입 추진 · 외부 전문가 준법감시인 신규 선임·전문화된 시스템 도입 등 선진화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