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다이소 화장품 품절 대란, 절약 예능 등장
고물가에 부담 느낀 소비자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
최근 중국 Z세대 사이에서 ‘거지 밥상’라 불리는 초저가 식사가 인기다. 맥도날드나 KFC 등 매장에서 진행하는 무료 시식 행사나 반값 할인 이벤트를 활용하거나 혹은 주로 노인들이 이용했던 국가 지원을 받는 국영 식당을 이용하는 형태다.
국내의 젊은 층도 다르지 않다. 이미 국내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짠테크가 유행이다. ‘거지방’이라는 오픈채팅방에서 서로의 무분별한 소비를 감시하며 지갑을 열지 않가하면,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집의 재료를 털어 전날 밤 식재료를 준비하는 ‘밀프렙’을 해두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매일 퇴근 후 저녁, 다음 날 점심을 위해 밀프렙을 준비한다는 김 씨(30대)는 “건강하게 식단을 구성하고 싶은 동시에 점심 식비를 아끼려는 목적으로 조금 번거롭더라도 매일 밀프렙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6천 원 이하로 다양한 메뉴 즐길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 인기
고물가의 런치플레이션으로 1만 원 이하에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2023년 세대별 편의점 이용 행태를 포함한 식생활 조사’ 결과, 전국 15~53세 남녀 1,200명 중 최근 6개월 이내 편의점 도시락 구매자를 대상으로 섭취 빈도를 물어봤을 때, 4명 중 1명은 주 1회 이상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편의점 업계도 다양한 ‘갓성비’ 도시락을 출시했다. 작년 이마트 24는 ‘3,900원 6찬 도시락’을, GS25는 2,700원의 ‘혜자로운 알찬한끼세트’를 내놓았다. 전자는 도시락 카테고리 일별 매출 상위권에 올랐고, 후자는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 개를 돌파했다.
고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의 행보가 고스란히 짠테크, 갓성비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이소 가성비 화장품 품절 대란
모든 제품의 가격이 1천 원에서 5천 원 사이인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 브랜드 다이소의 제품도 덩달아 인기다.
올리브영에서는 3만 원 대였던 브이티 코스메틱의 스킨케어 제품 ‘리들샷’이 다이소에서 5천 원에 판매되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최근 다이소의 손앤박 ‘컬러 밤 3종’ 역시 “3천 원짜리 샤X 화장품”이라는 별칭을 달아 SNS상 입소문이 돌고 있다.
실제로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최근 다이소에서 손앤박 ‘컬러 밤’을 구매한 곽 씨(30대)는 “피부에 닿는 화장품이라 값싼 제품은 꺼렸는데, 요즘에는 많이들 사는 것 같아 한번 구매해 보았다. 저렴하기도 하고 제품이 괜찮아 앞으로도 다이소 화장품에 눈길이 갈 것”이라 말했다.
짠남자, 소금쟁이 등 절약 예능 다수 등장
절약 예능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MBC는 연예계 대표 짠돌이 김종국이 타인의 집을 찾아가 소비 습관을 파악하고 절약 정신을 전달하는 예능 ‘짠남자’를 기획했다.
비슷한 시기 KBS2에서도 ‘하이엔드 소금쟁이’를 통해 이찬원, 조현아, 양세형, 양세찬과 경제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소비 사연을 듣고 일상 속 생활정보와 경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예능을 내놓았다.
절약 예능이 연달아 등장하는 이유는 고물가 시대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속 절약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보고서 직장인 10명 중 7명(68.6%)이 점심값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응답했다.
도시락 싸기, 저렴한 구내식당 이용, 편의점 간편식 구매에 이어 식후 아메리카노도 끊으려 한다는 응답이 있었다.
최근 앱 안에서 작물을 키워 생활용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앱 또는 작물을 실제 집으로 배송해 주는 앱 등이 인기를 끌며 소액이라도 아끼려는 시도가 많이 보인다.
이런 현상에 전문가들은 최근의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장기화될 여지가 크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