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 익명성 악용한 범죄 우려…”사전 검열 장치 필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오픈채팅이 정보 습득을 위한 창구로 활용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익명성으로 인해 불법 투자·성범죄 등 범죄 악용 가능성이 높음에도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어 이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 이상(59.2%)는 오픈채팅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채팅을 경험한 적 있다는 응답도 66.6%로 절반 이상이었다.
오픈채팅을 이용하는 이유로는 ‘정보 습득용’(58.1%, 중복응답)이 가장 먼저 꼽혔다.
연령별로 습득하는 정보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20대는 학업·취업준비 관련 정보를, 30대와 40대는 각각 주식·재테크, 투잡·부업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는 직무 능력, 60대는 동네·건강·여행 정보를 주로 얻는다고 답했다.
이용자들은 친목 도모와 관계 형성 측면에서도 오픈채팅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응답자 중 대다수(63.6%)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힘든 환경에서 오픈채팅이 유용한 창구역할을 해준다’는 데 동의했다.
‘오픈채팅을 통해 친목도 가능하다’는 응답은 62.3%,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응답은 59.7%로 집계됐다.
오픈채팅 경험자 비율에서도 연령별 차이가 나타났다. 20~30대의 경우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80~85%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40대 61.5%, 50대 58.5%, 60대 47.5%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용경험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오픈채팅, 유용한 건 맞지만 범죄 위험도 커…주의 필요”
그러나 최근 오픈채팅의 익명성을 악용한 범죄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당부된다.
최근 오픈채팅에서 만난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한 40대가 붙잡히는가 하면, ‘롤스로이스 사건’의 범인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오픈 채팅방을 통해 코인 투자 사기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아기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남녀도 오픈채팅방을 통해 아기를 불법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하거나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범죄가 오픈채팅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오픈채팅방에서 국내외 유명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주식 추천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39.5%도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범죄가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 ‘오픈채팅 내 부적절한 내용을 사전 검열할 관리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이들도 81%에 달했다.
엠브레인은 “오픈채팅 활성화로 사회적 문제, 범죄 발생 등 부정적 영향이 더 큰 것 같다는 응답도 과반으로 평가되는 등 오픈채팅이 양날의 칼로 여겨지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