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을 갖춘 50~64세의 ‘프리시니어(Pre-senior)’가 노후를 대비하고 있으나 노후에 대한 불안을 물리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얼마만큼의 준비가 필요한지 알지 못하는 데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이 최근 발간한 논단 ‘프리시니어 노후 불안의 실체와 금융회사의 역할’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50대의 가구 순자산은 약 5억원으로 가장 많고 60대 이상도 50대보다 1000만원 남짓 적어 큰 차이가 없다. 가계 재정이 탄탄한 만큼 노후 경제적 문제에 대한 걱정이 없을 것 같지만 가구주가 은퇴한 경우 생활비를 여유있게 충당하는 가구는 10%에 그친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진행한 ‘노후 인식 및 준비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노후 경제적 준비에 대한 긍정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특히 프리시니어의 경제적 우려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
프리시니어 10명 중 8명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저축을 하고 있지만, 이들 중 4분의 3은 저축을 함에도 여전히 경제적 준비가 불충분하다고 인식한다.
“막연한 불안감…목적없는 저축, 부동자산이 원인”
윤 연구위원은 프리시니어의 경제적 불안 원인 중 하나로 저축 규모를 꼽았다. 노후자금용의 저축 규모가 스스로 목표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 불안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노후자금용으로 월 100만원 이상 저축을 목표하지만 실제는 목표의 70%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노후에 우려되는 재정이슈를 명확히 구분해 놓지 않아 불안은 더욱 높아진다. 따로 노후자금을 모으지 않는 이들의 40%는 특별한 용도·목적없이 저축한다고 응답했다. 노후대비용 저축이 충분치 않거나 저축을 하더라도 재정이슈를 세우지 않는 경우 노후준비 체감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은퇴 후 확보되는 월소득을 예상할 수 없다는 것도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프리시니어의 70% 이상은 매월 고정 소득원을 확보하는 게 노후 경제적 대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지만, 막상 소득 단절 후 예상되는 소득 수준을 예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총자산 중 부동산이 70% 이상인 경우 자산 유동화 및 소득 예측이 쉽지 않고 65세 이상은 노후에도 현 주거지를 유지한 뒤 상속할 의향이 높아 자산 인출 계획이 더욱 어렵다는 진단이다.
“선명한 노후 준비 위한 솔루션 제시돼야”
시니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시니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연금, 신탁, 상속설계 등을 강조하는 한편 관련 조직 및 브랜드를 구축하고 시니어 특화 점포 등을 세우는 것이 그 예다. 또 건강·여가·요양 등 금융과 연계될 수 있는 생활 영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다만 윤 연구위원은 은행들의 오퍼가 시니어 중심이거나 연금, 신탁 등 개별상품 위주로 제공된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노후를 가장 많이 우려하는 프리시니어에게 노후대비 상황을 분명히 인지시키고 자산의 축적과 인출의 효율적 방안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프리시니어는 은퇴 후 가계 재정 상황의 변화에 맞춰 부동산 비중을 70%에서 50%대까지 낮출 의향을 보인다”며 “포으폴리오 설계시 은퇴후 확보해야 할 소득규모를 우선 설정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관리방안이 시각적으로 제안돼야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