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멀쩡한 도로가 갑자기 ‘푹’..싱크홀 공포 확산
[뉴스줌인] 멀쩡한 도로가 갑자기 ‘푹’..싱크홀 공포 확산
  • 김다솜
  • 승인 2024.09.10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싱크홀, 노후 상하수관 손상이 주요 원인 중 하나
사고 시 지자체 등 도로관리주체에 배상 청구 가능
ⓒnewsis
ⓒnewsis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도로에서 초대형 땅 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80대 운전자는 중상을 입었고 70대 동승자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 이송 중 심폐소생술을 받아 맥박은 정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서울 곳곳에서 싱크홀 신고가 잇따랐다. 바로 다음날인 30일 연세대~사천교 도로 일부 구간에서 침하 및 지하 공동(空洞, 빈 공간) 현상이 발견됐으며, 31일에는 종로구의 한 편도 3차선도로 3차선에서 가로 40cm, 세로 40m, 깊이 1.5m의 싱크홀이 보고됐다. 지난 1일에는 구로구에서도 가로·세로 각 80cm, 깊이 1.2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싱크홀 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도 확산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엄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2085개에 달한다. 

광역단체 기준 싱크홀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429개)였으며, 강원(270개), 서울(216개), 광주(182개), 충북(171개), 부산(157개), 대전(130개)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중 사망사고는 총 2건, 부상자를 낸 사고는 52건이었다. 

 

싱크홀은 왜 발생하는 걸까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22년 발행한 ‘도심지 지반침하의 원인과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연약지반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경우 ▲지하수의 흐름이 바뀌어 공동이 생긴 경우 ▲상·하수관로 손상으로 인한 누수 발생 등이 꼽힌다. 

실제 최근 5년간 집계된 땅꺼짐 사고 957건 중 50%는 낡은 상하수관 손상이 원인이었고 다짐 불량과 굴착 공사 부실이 뒤를 이었다. 20년 이상 노후된 상하수도관은 물이 새기 쉽고 토사가 유실돼 지하 공동이 커지다 땅꺼짐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은 폭우가 내리는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기간에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려 지하수 유입이 급격히 증가할 때 빗물이 내려가는 하수관이 노후화 된 경우 땅꺼짐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연희동 싱크홀 사고의 경우 집중 호우, 지하 매설물 등 복합적인 이유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사고가 일어난 성산로는 경사지 중간에 위치해 지하수 흐름이 강한데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지하수 수위가 급격히 변하며 토사가 유실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상하수도, 가스, 통신 등 지하 매설물도 지반 침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사천 빗물 펌프장 공사가 주변에서 진행돼 지하수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이 공사로 인한 직접적인 원인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싱크홀 사고 피해 입었다면 어떻게 대처할까 

도심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싱크홀 사고로 인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사고시 대처 방법에도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로가 울퉁불퉁 깨지거나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젖어있는 경우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지하수나 지반에 매설된 배수관 파손으로 물이 흘러 나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희동 사고와 관련해서는 싱크홀 발생 1시간 전부터 차량들이 갑자기 튀어오를 정도로 울퉁불퉁해졌다는 제보가 있기도 했다. 

싱크홀을 발견했다면, 주변 추가 붕괴 위험이 있으므로 즉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싱크홀이나 도로 표면의 균열, 침하 등 전조증상을 발견한 경우 지체없이 119에 신고해야 한다. 

자동차 운행 중 싱크홀에 차가 빠졌다면 ‘자기차량손해(자차)담보’ 가입 차량의 경우, 보험사에서 자차 수리비 등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보상 주체인 보험사는 해당 도로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국가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게 된다. 

만약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없으며, 직접 도로 관리 주체에 보상 청구를 할 수 있다. 사고 내용을 경찰서 등에 신고한 이후 한국도로공사, 지자체 시설관리공단 등에 청구 가능하다. 

다만 운전자가 과속 등이 아닌 정상 운행 상태였고, 싱크홀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에만 피해 사실이 인정된다. 보상을 청구할 때에는 정확한 증빙을 위해 현장 사진, 파손 차량 사진, 수리 견적서 및 영수증, 블랙박스 영상 등을 첨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