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뱅킹 대세에 오프라인 영업점은 ‘특화’ 전략 
온라인 뱅킹 대세에 오프라인 영업점은 ‘특화’ 전략 
  • 김다솜
  • 승인 2024.09.1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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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축소된 은행 지점 수 44%는 팬데믹 기간 발생
영업점, 기업금융·고령친화 등 역할 조정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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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계기로 영업점 축소에 나섰던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지점 운영 전략을 새로 세우고 있다. 온라인·모바일에서의 금융 거래 비중이 확대되면서, 대면 영업점을 자산관리·기업금융·시니어 특화센터로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최근 은행 영업점의 변화 트렌드’에 따르면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 2020년 2·4분기부터 2023년 1·4분기까지 3년간 535개 지점을 축소시켰다. 과거 10년간(2014~2023년) 줄인 지점 수의 44%가 팬데믹 기간에 없어진 것이다. 

팬데믹으로 비대면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행 이용자들의 영업점 방문 빈도가 줄고 전 세대에 걸쳐 디지털 채널이 주 이용채널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실제 2023년 말 기준 입출금 거래의 82%, 조회의 93%가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에서 이뤄졌다. 금융소비자들의 영업점 이용률은 32%에 불과한 반면,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88%에 달한다. 

다만 엔데믹 이후 점포 수 축소는 완화됐다. 팬데믹 기간 점포 감소 수는 분기 평균 45개였지만 2023년 2분기 27개, 3분기 5개, 4분기 4개, 2024년 1분기 11개 등으로 축소폭이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연구소
ⓒ하나금융연구소

이는 영업점 폐쇄가 까다로워진 영향이다. 급격한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점포폐쇄 공동절차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점포폐쇄 공동절차는 점포 폐쇄 결정을 위한 사전영향평가절차를 강화하고 폐쇄시에는 대체점포를 우선 마련하도록 권고하는 조치다. 

 

시중은행, 오프라인 역할 재정의 

연구소는 최근 은행 지점의 변화 트렌드를 ▲소형·경량화 ▲고가치화 ▲고령친화 등으로 요약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소형·경량화다. 고객 점점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은 최소화하기 위해 점포의 크기, 인력, 기능은 축소하되 당초 영업점의 보조 역할을 수행하던 출장소에 기업전문 인력을 배치해 기업채널로 활용하거나 고령손님에 집중하는 등 특화 채널로 활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점포는 운영 시간·유형이 점주권 환경에 맞게 다양화되고 화상상담기기와 컨시어지를 상주시켜 지점업무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고가치화는 고액자산가 대상 프라이빗뱅킹(PB)점포와 서비스를 강화해 비이자이익을 제고하고 일반 점포에서는 상담과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예약서비스, 비대면 서류 안내 등을 확대하는 추세를 가리킨다. 

지점 이용률이 높은 시니어 고객에 집중하는 ‘고령친화’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고령층의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거나 은퇴 자산관리를 위한 전문직 상담을 제공하는 상담센터 개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이동점포,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통해 은행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고령친화 영업점 운영, 디지털 교육 등을 통해 일상적인 금융거래에서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다. 큰 글씨 서비스, 이동선 표시 등 고령층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친목과 교류에 중점을 둔 커뮤니티형 지점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