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염태순 회장이 내부거래를 통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성통상은 올젠, 지오지아, 탑텐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 패션·의류 기업이다.
16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염 회장은 2021년 6월 7일 세 딸인 혜영·혜근·혜민씨에게 각각 신성통상 지분을 4%(574만여주)씩 증여했다.
증여 당시 주가가 2645원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증여액은 152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염 회장의 지분은 8.21%로 감소했다.
6월 결산 법인인 신성통상은 증여가 이뤄진 지 석 달 후인 9월 13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당기순이익이 226억원으로 약 7배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신성통상은 "수출 부문 흑자전환 및 패션부 문 원가율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공시 다음 날인 9월 14일 신성통상 최대 주주인 가나안이 혜영·혜근·혜민씨로부터 신성통상 주식 100만주씩을 주당 4920원에 장외에서 사들였다는 점이다. 매각 가격을 증여 당시 주가(2645원)와 비교하면 세 자매는 이번 거래로 22억원씩의 차익을 거뒀다.
당시 가나안은 염 회장이 대표이사였으며, 최대 주주는 지분 82.43%를 보유한 염 회장의 아들 상원씨로 가족회사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내부거래인 셈이다.
오 의원실 측은 "염 회장은 신성통상의 대표이사이자 주주로 세 딸에게 개인 주식을 증여할 당시 신성통상의 2021년 실적이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세 딸에게 증여하고 주가가 오른 뒤 자신이 대표로 있던 가나안을 통해 세 딸 주식 일부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현금증여를 한 셈"이라며 "가나안은 당시 장중 최고가(4295원)보다 높은 가격에 세 딸의 보유 주식을 사줘 업무상 배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신성통상 측은 "사안에 대해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