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에서 패키지 상품을 구매해 떠나던 여행 트렌드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여행사에서 짜여진 일정대로 활동하기보단 항공권이나 숙박 등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만 구매한 뒤 자유롭게 일정을 소화하는 개별여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1일 국내여행사 하나투어가 발표한 '2016년 6월 모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입장권·교통패스 등 단품상품만을 구매한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106.1% 증가했다.
개별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혼자 여행을 경험한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20대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혼자 여행을 경험했다는 비율이 48.8%로 절반에 달했다.
이처럼 나홀로 여행을 즐기는 이들은 지인과 함께 떠나는 유형의 사람들과 여행의 형태도 다소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인 이상 주문 가능할 때..동행자 필요한 순간
혼자 여행 시 이동시간 지루해
나홀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나만의 자유로운 여행을 해보고 싶어서(79.5%)'로 단순했지만 자유로운 여행 만큼 낯선 장소에서 겪는 어려움도 따르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 시 길을 찾지 못할 경우 외국어 실력을 겸비하고 있지 않으면 헤맬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홀로 여행객들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낯선 장소에 대한 두려움보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2인 이상부터 주문이 가능할 때였다.
'혼자 여행 시, 동행자가 필요했던 순간'에 대한 질문에 무려 40.5%가 '식당에서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할 때'라고 답했으며, '하루종일 한마디도 안했을 때(22.1%)'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낯선 장소에서 위험을 느낄 때(18.5%)', '여행 일정이 꼬여서 막막할 때(6.7%)'는 비교적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성별로 확인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녀 모두 식당에서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할 때를 각각 40.7%, 40.3%로 가장 어려운 순간으로 꼽았다. 다만 여성의 경우 낯선 장소에서 위험을 느낄 때가 22.1%로 남성(15.1%)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이와 함께 나홀로 여행객들은 긴 이동시간을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혼자 여행 시, 가지고 싶었던 초능력'이란 설문에 대해 42.1%의 응답자들이 '지루한 이동시간을 없애줄 공간 이동 능력'을 1위로 꼽았으며, 남녀 간 순위에도 변동은 없었다. 다만 남성의 경우 45.8%를 보이며 여성(36.4%)보다 더 지루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호갱이 되지 않기 위한 원가 탐지 능력(21.5%)', '놓친 기차를 잡을 수 있는 시간 지배 능력(16.9%)'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민망한 혼밥도 끄떡없는 투명망토(10.8%)'가 순위권에 오르면서, 아직도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홀로 여행객 '게스트하우스' 선호
여행지 범위 비교적 좁아
나홀로 여행객들은 동반여행객과 선호하는 숙박시설에도 차이를 보였다.
국내여행 시 나홀로 여행객들은 게스트하우스(26.7%)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호텔(19.9%), 펜션(16.8%)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지인(가족·친구) 집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11.1%로 나온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나홀로 여행객 중에서도 대학생들은 게스트하우스를 선호하는 비율이 30.5%로 압도적으로 나왔다. 직장인의 경우 호텔(25.3%)·게스트하우스(24.2%)·펜션(21.1%)의 차이가 미미했다.
반면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는 이들은 펜션(24.3%)을 선호하고 있었으며, 게스트하우스(24.1%)가 그 뒤를 이었다. 연인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경우에는 호텔(40.3%)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으며, 게스트하우스는 4.9%에 그쳤다.
해외여행 시에는 나홀로 여행객과 친구·연인과의 여행객 모두 선호하는 숙박시설로 호텔을 꼽았다. 수치로 살펴 보면 나홀로 여행객은 40.3%, 친구와 여행 시 38.0%, 연인과 여행 시 54.5%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홀로 여행객 중 대학생들은 해외여행 시에도 게스트하우스(33.0%)를 가장 선호했다.
한편 친구·연인과 함께 가는 여행의 경우 여행지 범위가 남녀 모두 절반 이상(남 52.0%·여 63.0%)이 '해외 어디든'이라고 응답한 반면 나홀로 여행객들은 남녀 각각 35.5%, 30.5%에 그쳤다. 인접 해외국가까지 가능하다는 응답도 19.5%, 19.0%에 불과했다.
직장인의 경우 여행지 범위는 더 좁아졌다. 나홀로 여행객 중 대학생의 경우 해외 어디든 가능하다는 응답이 39.3%였지만, 직장인은 29.5%에 그쳤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