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리포트] 남녀 구분없는 '젠더리스', 뷰티업계 판도 바꾼다
[뷰티 리포트] 남녀 구분없는 '젠더리스', 뷰티업계 판도 바꾼다
  • 이지원
  • 승인 2018.06.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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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화장품 브랜드 또한 성에 구애받지 않는 브랜드로 변화하고 있다. (출처=라카 홈페이지)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화장품 브랜드 또한 성에 구애받지 않는 브랜드로 변화하고 있다. (출처=라카 홈페이지)

세상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을 다루는 기사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일들은 우리의 몸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사회는 이렇게나 변화하고 있는데, 꾸미는 것은 여전히 여성들에게만 한정된 일일까?

물론 화장품 업체들은 늘어나는 '그루밍족'의 수요에 맞춰 남성 전용 화장품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확실하게 구분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화려하게 디자인된 외관과 강렬한 색감을 가진 '여성용 화장품', 심플하고 간결한 외관의 '남성용 화장품'만이 계속해서 출시됐다.

하지만 이를 뒤바꿀 화장품 브랜드가 탄생했다. 기존 뷰티 브랜드들이 닮고 싶은 이상향의 모습으로 예쁜 여성 모델만을 내세웠다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이제는 뷰티 브랜드에 남성 모델을 내세우는 등의 마케팅도 전개되고 있다.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

메이크업에 대한 오랜 관성을 깬다는 목표를 갖고 탄생한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LAKA)'는 모든 제품들을 여성 전용, 혹은 남성 전용이 아닌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메이크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5월 14일 브랜드 런칭을 시작으로 12 가지 컬러의 남녀공용 립스틱을 선보인 라카는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자연스러운 화장을 선호하는 여성이나 진한 화장이 부담스러웠던 남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성 중립'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12가지의 다양한 색상의 제품 이미지 컷 또한 여성과 남성 모델이 동일한 제품을 사용한 상세 이미지를 제공해 '여성을 위한 컬러'나 '남성을 위한 컬러' 등을 따로 구별하지 않았다.

또한 라카의 제품은 심플하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남성과 여성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외곽 디자인을 사용해 성 중립을 모토로 하는 브랜드 마케팅을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아직은 조금 생소할 수도 있지만 립스틱만 출시된 현재로서도 라카 전체 매출의 20~30%를 남성 구매자가 차지하는 등 국내 남성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바이레드는 색조화장이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뒤바꿨다. (출처=미미박스 홈페이지)
릴리바이레드는 색조화장이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뒤바꿨다. (출처=미미박스 홈페이지)

남성 모델을 기용한 메이크업 브랜드, 릴리바이레드

또 다른 사례로는 '여성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색조 화장품의 고정된 인식을 깬 '릴리바이레드(Lilybyred)'를 살펴볼 수 있다.

릴리바이레드는 아이라이너나 립스틱, 틴트 등 색조 화장품을 주로 판매했지만 해당 브랜드의 모델로 색조 화장품의 모델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 모델이 아닌 다양한 매력과 도톰한 입술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 연예인 권현빈을 모델로 기용했다.

실제 틴트나 블러셔 등 제품의 상세 이미지를 남성 모델인 권현빈에게 사용해 제품 구매 욕구를 끌어올린 릴리바이레드는 색조 화장품 또한 남성이 쓸 수 있다는 젠더리스 화장품의 보편화를 이끌어냈다.

 

조 말론은 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관능적인 향을 선사할 수 있는 향수를 출시하고 있다. (출처=조 말론 홈페이지)
조 말론은 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관능적인 향을 선사할 수 있는 향수를 출시하고 있다. (출처=조 말론 홈페이지)

젠더뉴트럴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또한 런던의 니치 향수 브랜드 '조 말론(Jo Malone)'은 여성 향수, 혹은 남성 향수라는 틀을 벗어나 여성의 트렌치 코트와 남성의 커프스 단추를 떠올리게 하는 '머르 앤 통카 코롱 인텐스'를 출시했다.

나미비아 머르나무 수액과 중독적인 통카 열매, 고소한 아몬드 향기와 달콤한 바닐라의 향을 담은 이 향수는 성별에 대한 구애 없이 남녀 모두 관능적인 매력을 뽐내게 한다는 콘셉트다.

지난 2018년 4월, 영국의 일간지는 성 다양성이 점점 가시화되면서 뷰티 업계에서 전통적인 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줄어들고 성을 구별짓는 '젠더 마케팅'은 이제 낡아 보이는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전통적인 성 고정 관념과 멀어지는 소비자들과 이에 맞춘 뷰티 브랜드들의 성 중립적 메세지를 담은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은 의미있는 변화인 듯 하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