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악기와 차분하고 세상 아무 걱정없는 보컬의 ‘담백함’
시티팝이란?
말 그대로 도시적이고 세련된 분위기가 특징인 팝 음악으로 펑크와 재즈, 디스코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곡을 지칭한다.
AOR(Adult Oriented Rock) 장르를 70~80년대의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곡을 지칭하며 AOR은 펑크와 재즈, 디스코의 장르별 좋은 점만 따서 만든 장르이기에 ‘시티 팝은 00다’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모호한 점이 있다.
1970~80년대 경제 대성장을 이룬 일본에서 유행한 음악 기조로도 분류되며 고도성장기를 거친 일본의 자본력을 가지고 만든 음악이기에 곡의 퀄리티가 훌륭한 편이다.
당시 도쿄를 팔면 미국 전체를 살수 있다는 농담까지 있을 정도로 일본의 경제력은 상상을 초월했으며 세계 10대 기업중 IBM과 에릭슨을 제외한 8개의 기업이 일본기업으로 가득 채울 정도였다.
세계 50대 기업중 32개가 일본기업으로 가득찼던 자본력을 앞세워 당시의 많은 일본 음반사들이 미국 등지의 해외 프로듀서와 최고급 장비를 도입해 만든 음악들이 바로 시티팝이다.
이를 기반으로 일본 가요계는 단기간에 ‘폭풍 성장’을 했으며 한국에서도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국내에 낙관적이고 희망 가득한 분위기가 형성되면 시티팝의 느낌의 히트곡들이 만들어졌다.
시티팝의 특징
재즈와 펑크, 디스코와 같은 흑인음악적 요소가 잘 가미된 시티팝의 특징은 바로 ‘내일 걱정이 없는 오늘 저녁’이라고 할 수 있다.
‘라운지 뮤직’이라고 알려진 흑인음악 요소에 특유의 70~80년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신스음은 시티팝의 색깔을 더 진하게 만들어 준다.
거기에 사운드, 프로듀싱이며 비싼 돈을 투자한 티가 팍팍 난다.
시티팝은 보컬 각자만의 색깔을 한껏 부각시키는 것도 특징이다.
시티팝이 유튜브에서 흥행하고 있는 이유
시티팝은 주류문화를 즐기지 않고 남을 따르지 않는 ‘힙스터’들에게 먼저 인기를 얻었다.
2016년 초 서울을 중심으로 소위 ‘힙’ 하다는 장소에서 시티팝이 많이 틀어졌으며 빠른 비트의 ‘EDM’과 자극적인 가사의 ‘힙합’에 지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2017년부터 온라인에서 시티팝에 대한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복고 열풍이 패션에 영향을 끼침과 동시에 뉴레트로 열풍이 불자 재조명되고 있다.
2018년 원더걸스의 멤버인 유빈이 ‘숙녀’라는 곡도 시티팝 기반이다. 사실은 유빈의 숙녀는 시티팝이라 보단 80~90년대의 향수를 기반으로 시티팝을 재현, 편집한 실험적 문화인 ‘베이퍼 웨이브’라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신파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희망찬 가사와 멜로디는 더욱더 큰 자극제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말 그대로 시티 팝은 ‘담백함’이 있다. 고음과 현란한 보컬 스킬이 아닌, 담백하게 부르면서도 따라 부르기 쉬운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