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된 가구 유형의 세대원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5인 이상 가구가,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부모와 두 자녀로 구성된 4인 가구가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잡았다.
이후 주된 가구 세대원수는 계속 줄어들어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영향력이 대두되고 있다. 2000년부터 1인 가구는 222만 명, 전체 인구 중 약 15% 정도를 차지하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7년 1인 가구는 562만 명까지 증가하며 전체 인구 중 28.5%를 차지했다.
1인 가구 증가의 이유로는 고령층의 사별, 이혼과 청년층의 비혼 등으로 인한 것뿐만 아니라 청년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양육으로 인한 비용 부담과 주택가격의 증가는 직접적으로 청년 1인 가구 증가에 영향을 줬으며, 더불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진 최근 청년들의 만혼도 청년 1인 가구를 증가시킨 요인이 됐다.
청년 1인 가구 임대차 시장의 특징
2017년 인구통계조사에 의하면 청년 1인 가구는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열약한 주거환경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1인 가구 중 아파트 거주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오피스텔과 연립・다세대에 거주하는 비중은 약 42%에 달하여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더불어 낮은 질의 주거환경임에도 임대료는 1인 가구 가처분소득의 25%이상으로 추정돼 거주 환경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1인 가구를 주요 타겟으로 하는 오피스텔은 2000년부터 청년 1인 가구의 수요에 따라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주거서비스의 만족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년 1인 가구는 가격은 낮으면서도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주거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사에 대한 거부감은 낮은 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존 원룸으로 대표되는 고비용・저효율의 거주형태보다 주거 만족도가 높은 새로운 주거 유형인 '셰어하우스'를 선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 1인 가구가 셰어하우스에 빠진 까닭?
청년 1인 가구의 새로운 주거 형태로 각광받는 것은 개인공간과 공동공간의 사용을 분리한 셰어하우스이다.
셰어하우스란 일종의 '공유 주택'으로, 침실 같은 개인공간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방, 거실, 샤워실을 갖추고 있어 보다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추고 있는 주거 형태이다.
거주 패턴의 측면에서 공동체 생활 속에서 시설에 비해 경제적인 부담이 적은, 가성비가 좋다는 점이 청년 1인 가구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문화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면서 세계적으로 주거형태로 자리잡는 중이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그 입지를 다잡은 셰어하우스는 이제 국내에서도 서서히 점포수를 늘리며 성장 중인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처음 국내에 도달한 셰어하우스는 2017년 기준 489개까지 점포수를 늘리며 성장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초창기에 셰어하우스 도입을 시작한 임대인 중 일본의 셰어하우스에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아 편의성을 강조하며 비품 및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화한 하숙집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대부분인 것도 주목할 만했다.
이렇듯 간단한 형태의 국내 셰어하우스는 진입장벽이 낮아 곧 공급면에서도 선순환의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셰어 하우스의 공급 증가는 곧 청년 1인 가구의 새로운 주거 문제의 대책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셰어하우스로 제공되는 대형아파트의 경우 셰어하우스로 전환 시 40평대 방 4개인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 방에 두 명의 임차임을 받을 수 있어 최대 7~8명의 셰어하우스 임대가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한 방을 여러 명에게 임대가 가능하고 임대료가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 가량 상승여력이 있어 최근 공급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청년 1인 가구가 주택 임대시장의 주요 소비자로 등장하며 이들을 위해 보다 전문적이고 대형화된 맞춤형 주거형태 또한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자료=KB경영연구소의 '청년 1인가구의 주거 환경과 새로운 주거유형'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구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