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기 아까운 잡지
알쓸신잡 하고 싶은 사람 어서와
어떤 특정 취미를 가지거나 어떤 분야에 푹 빠져 매료되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잡지를 접하게 되거나 찾게 된다.
잡지라는 것 자체의 성격이 특정한 취미, 관심, 직업을 가진 이들을 위해 그 분야의 내용을 다양하고 세밀하게 다뤄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정말 다양하고 이색적인 잡지들이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잡지라고 하면 일명 ‘보그’로 대표되는 패션잡지를 떠올리곤 한다. 특히 스마트 폰이 대중화 되면서 이렇다 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잡지라는 지면 콘텐츠는 빠른 속도로 힘을 잃어가고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하면서 나름대로 공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잡지들도 있다. 아래 소개하는 잡지는 누구나 읽기 쉽고 잡지가 처음인 사람도 입문하기 좋은 이색적이지만 재밌는 잡지들이다.
1. Achim 아침
'Achim'은 한글 발음 그대로 '아침'을 의미하는 잡지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개개인은 해가 뜨고 지는 것을 경험한다. 푸르거나 밝은 하루의 시작, 고요와 적막이 주는 잔잔한 시작, 또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방을 가득 매우는 시작일수도 있다.
매거진 아침은 '아침'에 집중하며, 그 속에 담긴 영감이나 영감과 관련된 것들을 풀어내는 잡지다.
일 년에 네 번 발행되는 계간지이며 활짝 펼칠 수 있는 타블로이드 판형이 특징이다. 매호 각 주제에 맞는 사진을 담은 엽서 2~3장을 함께 동봉해준다는 것도 특징이다.
주제를 설명하는 비기닝 레터, 다른 사람의 아침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는 인터뷰, 아침이 만들어 낸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 유머 있게 풀어낸 시리얼 리뷰와 아침 식사로 좋을 레시피, 아침에 보고 듣고 읽기 좋은 문화 컨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2. bear 베어
'행복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모토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잡지다. 특유의 소박하지만 감성 깊은 디자인과 컨텐츠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정감과 아늑함, 편안함을 선사한다. 읽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르륵 미소를 짓게끔 만든다.
각 호마다 다른 주제로 진행이 되며 그렇게 정해진 주제에 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내가 겪어보진 못한 일, 어쩌면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을 간접적으로 들어볼 수 있다.
막연히 상상했던 낭만적인 일의 세계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점이 매력인 잡지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생생한 현장의 에피소드와 인터뷰이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일 년에 네 번 발행되는 계간지이다. 일반적인 책과 같은 판형을 가지고 있다.
3. WomanKind 우먼카인드
우먼카인드는 '여성을 위한 새로운 문화 잡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잇는 잡지다. 여성의 언어로 말하고 여성의 눈으로 새로운 가치를 읽어내는 문학잡지다. 여성의 자아, 정체성 그리고 동시대 세계 여성의 삶을 이야기 하면서 문학, 철학, 역사, 사회학, 심리학 등에서 논의되는 생각들을 다양한 조합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런 토대 위에서 더 나은 삶과 충만한 삶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나아가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여성이 만들고 여성 독자를 위하는 잡지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읽어봐도 무방한 읽을거리를 다루고 있다.
뚜렷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광고를 실지 않는 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가지고 있는 잡지이기도 하다. 대신 그 자리에는 시대를 불문하고 인정받는 철학자와 예술가, 장인들의 사진과 일러스트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호주에서 2014년에 처음 창간되었으며 그 이듬해에 <라이브러리 저널>이 뽑은 ‘2015년 US 최고의 잡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성혐오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는 현재 한 번 살펴볼만한 잡지가 아닌가 한다.
4. SSSSL 쓸
쓸은 소셜 벤처 기업인 제로마켓에서 발행하는 잡지다.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정보와 이야기'를 담는다. Small, Slow, Sustainable, Socil Life의 한 글자씩 따고, '쓸 수 있는 자원에 대해서 생각한다' 라는 뜻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쓸의 편집장인 배민지씨는 잡지 속에서 말했다. 쓰레기 줄이기와 관련해 스스로 더 만족스럽고 생활에 밀착하여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주변인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더하여 더 쉽게 환경이라는 주제를 풀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쓸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2017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탄생했다. 화보와 인터뷰, 칼럼 등 독립 매거진과 형태가 비슷하지만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자'는 구호만이 아닌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친환경을 제시한다는 부분에서 차별화를 가진 잡지다.
5. Comceptzine 컨셉진
컨셉진은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많이 퍼져 있는 잡지다. '당신의 일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모토로 하고 있다. 컨셉진은 우리의 삶이 영화처럼 화려하거나, 대단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주변의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처럼 소박한 일상에서 가치를 재발견 하고 그 안에서 조금 더 아름다운 일상을 보내는 방법들을 탐구하고 다루는 라이프스타일 잡지다.
컨셉진 특유의 따뜻하지만 세련된 감성과 글들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공감하게 되며,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다. 특히 이 잡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바로 언제 어디서나 소지가 가능한 미니멀한 크기라는 점이다.
더불어 들고 다니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색상과 깔끔한 표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위의 장점들 덕분에 가방에서 빠지지 않아도 되는 아이템이 되었고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다는 점은 힘든 잡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원천이 되었다.
(데일리팝=권소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