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제약과 시간의 압박, 무엇보다도 밖을 나가기까지가 너무 어려운 이들에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다. 집이라는 뜻의 'Home', 운동이라는 뜻의 'Training'을 합친 '홈트레이닝'이다.
특히 최근에는 집에서 모든 것을 즐기는 '홈 루덴스(Home Ludens)'족이 증가하며 홈트레이닝에 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실제로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30 밀레니얼 세대 3839명을 대상으로 홈루덴스족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 72.3%가 스스로를 '집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홈루덴스족'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자신을 홈루덴스족이라 밝힌 2777명을 대상으로 평소 집에서 즐기는 활동에 대해 질문한 결과 ▲집에서 보는 영화(49.4%) ▲홈게이밍(29.3%) ▲홈카페(27.0%) ▲홈트레이닝(25.4%) ▲홈인테어(24.5%) 등 상위 5개의 답변 중 홈테리어 또한 속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운동의 '운' 자도 모르는 이들에게 홈트레이닝이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수준일 것이다. 이들에게는 적절한 자세나 운동법을 소개해 줄 '다이어트 멘토'가 필요하다. 작은 스마트폰 속에 있는 영상 속 선생님이 필수일 것이다.
홈트레이닝이 현재 수준으로 빛을 발하기 전부터 홈트레이닝을 위한 영상들을 올린 유튜버가 있다. 홈트 마니아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층간소음 걱정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운동 콘텐츠를 선보이는 유튜버, '땅끄부부'이다. 땅끄와 오드리라는 닉네임의 부부가 운영 중인 홈트레이닝 전문 유튜브 채널 땅끄부부는 확실한 효과는 물론, 소소한 재미를 더하는 입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첫 영상을 올린 지 3년, 30대 중반의 부부가 소소하게 시작한 땅끄부부 채널은 현재 160만 구독자를 앞둔 거대한 유튜버로 자리잡았다. 땅끄부부가 이토록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
땅끄부부는 다이어트 멘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홈트레이닝에 갓 입문한 초보자부터 운동을 꾸준히 하던 상급자에게도 땅끄부부의 영상은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졌다.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 요가, 댄스는 물론 종아리와 허리, 팔뚝살 등 고민이 되는 부위 맞춤 운동까지 땅끄부부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각자의 운동 취향과 다이어트 목표 및 건강 상태에 맞는 동영상을 고를 수 있다. 운동에 흥미가 없는 이들이더라도 자신의 고민 부위를 유튜브에 검색해 보고 한 번쯤 재생시켜 볼 수밖에 없게끔 만든 것이다.
심지어 재생 버튼을 누른 후에는 엉덩이가 무거웠던 이들을 일으켜 세운다. 생각보다 간단한 동작과 짧은 플레이 시간에 엉덩이가 무거웠던 '운알못(운동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운동을 하게끔 만들어 준다.
하지만 그 효과는 굉장하다. 하고 난 후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은 물론, 다음날에는 뻐근함 근육통 마저 선사한다. 가벼웠던 동작과는 달리 확실한 효과를 제공한다. 묘한 뿌듯함에 또 한 번 재생 버튼을 누르게 되는 것은 물론, 자연스레 구독 버튼까지 누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땅끄부부는 들인 시간과 땀에 비해 효율적인 운동 효과를 제공한다. 짧은 시간 내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루틴을 중심으로, 특별한 도구나 장소가 필요하지 않은 맨몸 운동이 땅끄부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손꼽힌다.
특히 땅끄부부의 대표 영상이며 땅끄부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시간 대비 운동효율'의 집약체라고도 할 수 있는 '칼소폭(칼로리 소모 폭탄 운동)'은 조회수 990만 회를 돌파하며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실제 한 달 이상 꾸준히 한 사람들은 10kg 이상 감량했다는 후기들을 올리곤 하니, 의지가 약한 초보 홈트족들이더라도 오늘 밤에는 칼소폭에 도전해 보는 것이 어떨까.
몸 만큼이나 건강한 마인드
하지만 땅끄부부의 시작은 그렇게까지 창대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저 '우연의 일치'였다.
원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후 건강을 챙길 여유마저 없던 두 부부의 건강에는 '적신호'가 울렸다. 하지만 동네 운동센터에 갈 돈이 아까워 밤마다 집앞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이 두 부부에게 있어 운동의 전부였다.
후에는 저렴하게 피트니스 센터를 등록했지만, 아내인 '오드리'에게 피트니스 센터는 불편한 장소에 불과했다. 이에 남편 '땅끄'는 집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생각했지만, 홈트라는 단어마저도 낯설었던 만큼 현실로 재현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땅끄의 동작들을 연결해 오드리에게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 선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혼한 지 9년차, 작은 원룸에서 전기세마저 아끼기 위해 선풍기를 틀어놓고 핸드폰으로 운동 영상을 찍었던 땅끄부부는 평소 올리던 개인 블로그에 영상이 업로드되지 않아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이렇듯 우연한 계기로 유튜버가 된 땅끄부부는 누적 조회수 1억 5000만 회를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책까지 출간했다. 그야말로 '인생 역전'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인생 역전은 중요하지 않다. 영상의 조회수가 아닌,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홈트 루틴을 선사하는 것이 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일념 하에 땅끄부부는 오늘도 영상을 올리고 있다.
건강한 영상보다 더욱 건강한 땅끄부부의 마인드, 이러한 건강한 마음이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욱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