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쌀 소믈리에·쌀 편집샵'... 귀해지는 한 끼 식사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입맛
[이슈&트렌드] '쌀 소믈리에·쌀 편집샵'... 귀해지는 한 끼 식사에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입맛
  • 이지원
  • 승인 2019.09.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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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에게 쌀이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식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년 8월 18일은 '쌀의 날'로 지정돼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는 따로 기념일이 있을 만큼 오랜 시간 전부터 쌀과 '밥심'을 중요시하며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며 집밥을 먹을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며 주말이나 평일에도 어쩌다 한 번 집에서 밥을 차려 먹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쌀의 소비량 또한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통계청의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2014년 65.1kg을 기록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15년 62.9kg까지 하락하더니 ▲2016년 61.9kg ▲2017년 61.8kg ▲2018년 61.0kg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줄어들며 계속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의 제대로 된 한 끼 식사에 대한 열망은 커지는 추세다. 

간편식을 찾거나 외식 및 배달음식을 먹는 등 집밥의 희소가치가 높아지며, 밥에도 '맛'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전에는 배를 채우기 위해 먹었던 수단에 불과했던 쌀이 최근 들어 맛있는 식사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현대백화점이 발표한 쌀 매출 신장률은 2017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으나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쌀' 매출 신장률은 18.1%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고급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한 끼를 제대로 먹자는 소비자들의 욕구 아래 색다른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쌀 소믈리에'나 프리미엄 쌀 등에 대한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쌀 소믈리에'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믈리에는 본래 손님이 주문한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을 손님에게 추천하는 일을 하는 전문가를 뜻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쌀맛을 구분하고 제대로된 밥맛과 품질 기준을 만드는 등 밥맛을 감정하는 쌀 소믈리에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쌀 소믈리에 자격증을 발급하는 등 관련 직업이 전문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 시험에서는 밥을 먹고 해당되는 쌀의 품종을 알아맞히는 등 까다로운 테스트가 진행된다.

국내 소비자들은 쌀의 맛에 대해 둔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소비자들 또한 쌀 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국내에서도 1호 쌀 소믈리에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국내 밥솥 브랜드 또한 움직이고 있다.

쿠첸에서는 지난 2019년 1월, '밥맛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밥솥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소프트웨어팀' ▲연구내용을 밥솥에 적용하는 '하드웨어팀' ▲디자인 등 외관을 연구하는 '기기팀' 등으로 나뉘어져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연구소의 주 업무는 밥 짓기, 매월 소비하는 쌀만 해도 20kg씩 약 160포대에 해당하는 양으로 총 3200kg에 달한다고 한다. 약 3만 2000명의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타지 않고 좋은 맛을 내는 솥의 온도 값을 추출하고 밤낮으로 밥을 짓는 등 약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연구를 통한 온도와 패턴을 바탕으로 메뉴별로 알고리즘을 개발해 각 쌀과 모드에 따라 최적의 맛을 낼 수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다.

서울 도처에는 쌀 편집샵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사진=동네정미소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최근 서울 도처에는 입맛대로 쌀을 골라 조금씩 맛 보는 것은 물론 소포장 된 쌀을 살 수 있는 '쌀 편집샵'까지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소비층의 세분화되는 취향과 변화하는 가구 형태에 딱 맞는 쌀 편집샵은 ▲다양한 종류의 쌀 ▲쌀의 품종 ▲재배 시기 ▲효능 ▲맛있게 먹는 법 등의 알찬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가 들려 주는 설명을 들으며 자신의 취향을 찾을 수 있고, 이에 맞는 쌀까지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는 목표다.

더불어 믿을 수 있는 프리미엄 쌀을 판매한다는 것과 동시에 특별한 맛과 다양한 품종의 쌀을 전시하고, 당일 도정한 쌀로 만든 한 끼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입소문을 타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시점에 가장 맛 좋은 쌀을 먹을 수 있도록 1인 기준으로 소포장 판매하고 있어 1인가구에게도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지역 12명~15명의 농부가 재배한 다양한 품종의 쌀을 판매하는 '동네정미소'는 다양한 쌀을 용도와 품종에 맞춰 판매하고 있다. 특히 450g~10kg까지 다양한 용량으로 판매하고 있어 1인가구나 다인가구 모두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동수상회'는 직접 농부들을 만나 농사의 철학과 방법 등을 듣고 이를 통해 쌀을 선별하고 있다. 또한 가급적으로 유기농이나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소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운영한다. 동수상회에서는 300g, 500g 등 총 두 종류로 소포장해 판매해 가장 품질이 좋은 시기를 유지하며 맛 좋은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