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쌀 가공식품의 소비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며 집밥을 먹을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쌀을 직접 조리하는 대신 즉석밥을 비롯한 쌀 가공식품을 통한 소비로 변한 영향이 크다.
즉석밥은 물론 냉동볶음밥과 파우치 죽, 도시락 등의 시장이 계속 증가하는 것을 봤을 때 쌀 가공식품 소비량 역시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의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2014년 65.1kg을 기록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15년 62.9kg까지 하락하더니 ▲2016년 61.9kg ▲2017년 61.8kg ▲2018년 61.0kg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줄어들며 계속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쌀과 기타양곡을 합친 1인당 연간 양곡소비량은 67.4kg으로, 2018년 대비 3.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쌀 소비량 역시 59.2kg으로 2018년 대비 3.0%(1.8kg), 기타양곡(8.2kg)은 2.4%(0.2kg)감소했다. 1인당 연간 양곡소비량은 198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며, 30년 전인 1989년 133.4kg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감소했다. 매년 돌아오는 '쌀의 날'의 명성이 무색한 수준이다.
하지만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쌀 가공식품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3년 52만 6140t 수준이었던 연간 사업체부문 쌀 소비량은 2018년 75만 5664t까지 늘었다. 6년 새 43.6% 증가한 셈이다.
더불어 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 등의 시장전망에 따르면 국내 HMR(간편식) 시장은 2011년 8000억 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매년 20% 이상 성장해 지난해 3조5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앞으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져 2021년에는 7조 50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현상은 즉석밥 시장이 견인했다는 관측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9년 소매점 기준 즉석밥의 시장 규모는 39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한 수치를 보였다.
해당 시장을 이끈 것은 역시 국내 최초 즉석밥 제품을 출시한 CJ제일제당 '햇반'이다. 1996년 12월 출시한 햇반은 매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더니, 마침내 2019년에는 누적 매출액이 3조 원을 돌파했다. 누적 판매량은 30억 개로 현재까지 사용한 쌀만 400만 가마니(3만 2000t), 온라인과 대리점 등을 포함한 연매출은 4860억 원이 넘는다.
그런가 하면 쌀 가공 효율화를 더해 즉석밥 외 햇반컵밥 등 쌀 가공제품 생산에도 열을 올릴 계획이다. 햇반컵반은 2015년 4월 론칭 후 첫해 연매출 200억 원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6년에는 500억 원대로 급증, 2018년 1000억 원대를 기록하더니 2019년에는 1110억 원을 달성했다.
햇반컵반의 4년간 누적매출은 3000억 원이며, 총 판매량은 1억 3000만 개다. 햇반과 마찬가지로 햇반컵반도 상온복합밥 시장 점유율 70%를 웃돈다.
쌀 가공제품 중 하나인 냉동볶음밥을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
2019년 1월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볶음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 냉동볶음밥은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을 이용해 가볍게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데다 200~300g으로 소분 포장돼 남는 쓰레기가 거의 없이 깔끔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파우치죽의 인기 역시 뜨겁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즉석죽 시장 규모는 885억 원으로, 707억 원을 기록했던 2018년보다 25% 성장했다. 이는 불과 3년 전인 2015년 410억 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커진 결과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