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경제 불황이 국내 생활소비재 시장 또한 잠식하고 있다.
자연스레 뷰티업계 또한 생존 방식을 고심하기에 나섰다. 컬러렌즈나 기능성 화장품 등 다양하게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들이 최근 눈을 빛내고 있는 영역은 반려동물과 관련된 '펫코노미' 분야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농림축산부가 2018년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전체의 23.7%로, 국내 4가구 중 1 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가족이라 생각하는 '펫팸족'의 시대를 넘어 자신처럼 아끼는 '펫미(Pet=Me)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그들의 소비 방식에도 함께 변화가 생기고 있으며, 관련 시장 및 산업 또한 빠르고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펫코노미 시장 규모가 올해 4조 6000억 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6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최근 '펫코노미(Pet+Economy)'가 새로운 경제 트렌드로 부상하며 뷰티업계 또한 반려동물 손님을 모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뷰티업계의 새로운 도전인 반려동물 영역, 어떤 것들이 있을까?
LG생활건강은 지난 2016년부터 펫뷰티 브랜드 '오스시리우스'를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제품을 찾는다는 것을 착안해 샴푸, 탈취제와 관련한 카테고리는 '시리우스 그룸'으로, 간식과 사료 등 먹을거리를 다루는 카테고리는 '시리우스 윌'로 나누어 사업을 세분화하기에 나섰다.
특히 최근에는 펫코노미 열풍과 더불어 간편식의 이점까지 더한 반려견 사료 '풍미모락'을 출시했다.
풍미모락은 전자레인지에 10초간 돌려 따뜻하게 데워 먹이는 반려견 사료로서, 특히 후각이 예민한 강아지의 특성에 착안해 기획됐다는 점이 눈길을 이끈다. 일반적으로 강아지의 후각은 사람에 비해 약 1만 배 예민하다. 이 때문에 강아지의 음식 기호는 약 85%가 향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공 포장된 50g짜리 파우치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10초 동안 데우기만 하면 되며, 이 과정에서 향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반려견들의 후각을 자극할 수 있다. 더불어 소포장이기 때문에 반려견을 한 마리만 키우는 1인가구에서도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더불어 풍미모락은 원육 단백질을 1차 소화시킨 가수분해 단백질을 사용해 강아지의 소화를 돕는다. 또한 수분 함유량이 자사 일반 건식 사료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촉촉한 식감도 느낄 수 있다.
한편 시리우스 윌은 풍미모락뿐만 아니라 프리바이오틱스 애견사료 등 반려견을 위한 마음으로 엄선된 유기농 원료로 만든 자연친화 제품을 판매한다. 최근에는 G마켓과 판매 수익금 2%를 유기동물 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에 기부하는 행사도 진행한 바 있다.
브랜드 마녀공장은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베네핏'을 선보였다. 반려견들을 위한 샴푸를 출시하며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들이 선보인 제품은 ▲아르간 너리싱 샴푸 ▲시트러스 블렌딩 데오드란트 ▲헬스케어 브로바이오틱스&멀티비타민 등 3종으로, 견주들이 가장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는 건강 관련 부분을 가장 밀접하게 케어해 줄 수 있는 제품들을 내놓은 것이다.
이처럼 뷰티업계들이 줄줄이 펫사업에 뛰어든 것은 그만큼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의 성장속도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미 펫코노미에 뛰어들어 성공한 선례가 있으니, 더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애경산업은 2016년부터 펫케어 브랜드 '휘슬'을 선보이며 생활용품과 화장품 제조 기술을 펫 상품에도 적용했다. 피부가 약하고 민감한 반려동물을 위해 샴푸 종류를 세분화한 것은 물론 미스트나 치아관리용품, 배변패드 같은 위생용품도 선보였다. 시장에 일찍 뛰어든 덕에 2019년 상반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3배 증가하기도 했다.
따라서 앞으로도 다양한 뷰티업계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적용한 펫 관련 산업에 뛰어들 것이라 전망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