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즉석원두커피가 큰 폭의 매출 오름세를 거듭하며 핵심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유명 카페와 견줄 수 있을 정도의 고급 원두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1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가심비' 트렌드를 자극한 것이다.
단순히 소비자들의 수요가 좋은 것뿐만 아니라 수익성 역시 뛰어나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것도 편의점 커피의 매력이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2018년 원두커피 판매량은 2억 3000만 잔으로, 액수로는 2800억 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6500억 원 수준이던 2018년 편의점 커피 매출 가운데 40%를 원두커피가 차지했다.
이에 각 편의점 업계들은 자체상표(PB) 커피에 고급화와 차별화를 더하며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CU는 지난 2015년 자체 커피·디저트 브랜드 '카페 겟(Cafe GET)'을 선보였다. 전체 점포의 90%인 1만 3000여 개 점포에서 원두커피를 판매한다. 커피 기계의 주요 부품을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 수입했다. 연속 추출 기능으로 10잔의 커피를 내려도 균일한 맛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콜롬비아와 탄자니아 산 원두를 7대 3으로 배합해 각 지점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코코아나 라떼 맛을 연출할 수 있도록 코코아, 우유, 바닐라 파우더를 별도 상품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겟(GET)' 커피에 사용하는 원두를 '열대우림동맹(Rain Forest Alliance·RFA)' 인증을 받은 친환경 원두로 바꿨다. 더불어 일회용 컵 대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1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친환경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하기에 나섰다.
CU GET 커피의 최근 3년간 연도별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17년 33.7%, 2018년 42.9%, 2019년 40.1%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억 잔을 돌파했다. GET 커피는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든 12월부터 1월 중순 현재까지 CU에서 판매하는 전체 상품(담배 제외) 중 편의점 인기 상품인 소주, 맥주, 바나나우유 등을 제치고 꾸준히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GS25의 카페25도 2019년 연간 1억 3000만 잔 판매를 돌파하며 GS25의 각 점포의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2015년 12월 즉석원두커피 판매를 시작한 GS25는 당시 대당 약 1300만 원의 스위스 '유라'(JURA)사 에스프레소 머신을 전국 가맹점에 보급했다. 고급 커피 기계로 카페 못지않은 품질의 원두커피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더불어 콜롬비아와 브라질 원두에 최고급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스페셜티 원두를 블랜딩했다.
세븐일레븐은 카페형 편의점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카페점과 시청역 세종대로점 등 전국에 130개 점포에 차별화된 카페형 매장을 차린 것이 특징이다. 1층에는 편의점, 2층 혹은 3층에 20여 석 규모의 카페를 차려 앉아서 마시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마트24는 바리스타가 있는 편의점으로 차별화를 했다. 이마트24는 지난 2018년 5월 서울 해방촌점을 시작으로 업계 최초로 바리스타가 있는 ‘바리스타 매장’을 도입해 지난해 말 187개점까지 확대했다. 해당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선 점주가 직접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바리스타 매장에서는 편의점 업계에서 사용하는 블렌딩 원두커피와 달리 두 종류의 싱글 오리진(에티오피아 예가체프G2·케냐AA) 원두로 만든 커피를 제공해 맛과 풍미를 더했다. 더불어 기존 매장에는 이탈리아 세코의 커피 머신이 한 대씩 설치된데 반해 바리스타 매장에는 1700만 원짜리 커피 머신 2대를 추가로 설치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