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편의점에서는 휴대전화 개통 서비스가 시작됐다. 기존의 이동통신사, 혹은 대리점에 가야만 했던 일을 편의점에서도 간단히 해결할 있다는 점과 이통사 대리점 이외에 처음으로 회선 개통 업무가 시행된다는 점에 있어 많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의 편의점은 더 큰 성장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은행보다 ATM 기기가 많아진 지는 오래이며, 차별화된 먹거리를 제공하거나 잘 차린 카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늘어나는 1인가구에 의해 편의점 시장이 확대되자 각 편의점 기업들이 차별에 차별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간편하게 아침 식사부터 시작해 점심 도시락, 커피에 디저트까지 편의점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판매 제품을 다양화하고 매장 이용의 편의성도 높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차별화된 먹거리를 넓고 쾌적한 매장에서 제공하는 먹거리 특화 점포 '푸드드림(Food Dream)'을 강화하기로 했다. 푸드드림은 일반점포보다 2배가량 넓은 쾌적한 매장에 즉석식품, 신선식품 위주로 구성된 프리미엄 편의점 모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푸드드림 매장은 일반점포보다 수익률은 6% 포인트 높고, 매출은 66.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푸드드림의 상품군별 매출을 보면 평균 40%가 넘던 담배 매출 비중이 21.7%로 감소했다. 일반 편의점의 담배 비중이 평균 40%대임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푸드(도시락·김밥 등), 즉석(고구마·치킨 등), 신선식품 매출의 비중은 20.5%로 일반점포(10.1%)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담배 매출 의존도가 낮은 대신식품 매출이 오르며 점포 마진율을 높인 것이다.
한편 세븐일레븐은 푸드드림이 편의점 사업 모델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연말까지 500개로 점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푸드드림 점포는 총 14개로 이중 9개가 가맹 점포이다.
그런가 하면 카페를 방불케하는 편의점 업계의 진화도 엿볼 수 있었다. 유명 카페와 견줄 수 있을 정도의 고급 원두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1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가심비' 트렌드를 자극한 것이다.
단순히 소비자들의 수요가 좋은 것뿐만 아니라 수익성 역시 뛰어나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것도 편의점 커피의 매력이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2018년 원두커피 판매량은 2억 3000만 잔으로, 액수로는 2800억 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6500억 원 수준이던 2018년 편의점 커피 매출 가운데 40%를 원두커피가 차지했다.
특히 이마트24는 바리스타가 있는 편의점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마트24는 지난 2018년 5월 서울 해방촌점을 시작으로 업계 최초로 바리스타가 있는 '바리스타 매장'을 도입해 지난해 말 187개점까지 확대했다. 해당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선 점주가 직접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바리스타 매장에서는 편의점 업계에서 사용하는 블렌딩 원두커피와 달리 두 종류의 싱글 오리진(에티오피아 예가체프G2·케냐AA) 원두로 만든 커피를 제공해 맛과 풍미를 더했다. 더불어 기존 매장에는 이탈리아 세코의 커피 머신이 한 대씩 설치된 데 반해 바리스타 매장에는 1700만 원짜리 커피 머신 2대를 추가로 설치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편의점 CU는 송금 애플리케이션 '센드(Send)'와 손잡고 24시간 무통장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히며 편의점 업계 내 금융 선두주자의 자리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스마트폰에 센드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한 뒤 수신계좌를 입력하면 생성되는 송금 바코드를 전국 CU 매장에 제시하고 현금을 전달할 시 고객은 자신의 명의의 은행 계좌나 공인인증서 등 인증 절차 없이 현금을 다른 사람의 계좌로 24시간 보낼 수 있으며, 미리 충전한 금액으로는 상품 구매도 가능하다.
앞서 2019년 11월에는 멤버십 앱 '포켓CU'를 통해 DGB대구은행의 '내가 만든 보너스 적금' 상품을 판매하며 금융 선도하며 은행의 업무를 편의점이 대신하는 미래를 꿈꿨다.
한편 GS25는 '맞춤형 특수 점포' 확대에 혈안이다. 지난 2018년 골프장 내 그늘집 편의점을 선보인 데 이어 '피트니스형' 점포까지 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입지 면적과 주변 이용객 규모, 취급 가능 상품 범위 등의 제한 때문에 신규 점포 확대가 점점 쉽지 않은 환경에서 인력과 매장 운영을 효율화하면서 점포 수도 늘려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GS25는 전국 46개 GOTO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앤앤컴퍼니'와 제휴를 맺고 피트니스형 GS25를 열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피트니스형 GS25는 일반 편의점과 점포 입지와 상품 구색, 운영 방식 등이 모두 다르다.
일반 편의점이 주로 1층에 입점하는 것과 달리 피트니스형 GS25는 기존 피트니스센터 안에 연다. 최근 운영을 시작한 첫 피트니스형 GS25 점포는 경기 고양시 일산구의 한 건물 3층에 있는 피트니스센터(GOTO 주엽점) 내에 있다. 또 피트니스형 GS25는 피트니스센터 회원들만 운영할 수 있고, 자율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무인 형태로도 운영 가능하다.
보통 GS25가 점포당 2000여 개 안팎의 상품을 갖춰 놓는 데 반해 피트니스형 GS25는 300개 정도 상품을 취급한다. 일산의 피트니스형 GS25는 편의점에서 흔히 찾는 상품 200여 종과 피트니스센터 회원들이 선호하는 저열량 위주의 상품 10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