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확산되며 강제 '집콕'과 '방콕'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게임 관련 업계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상시 상승 기조를 맞이하던 PC방들은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며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국내 소비자에게 외면받아왔던 콘솔 게임은 오히려 호황을 맞고 있다.
특히 PC방의 경우에는 정부 당국으로부터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까지 당부받으며 매출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던 2월 넷째 주 전국 PC방 총 사용시간은 전주 대비 20.8% 급감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1% 줄어든 수치다.
반면 콘솔 게임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최근 2주(2월 18일∼3월 2일)간 토이저러스 온라인몰 매출이 지난 2019년 동기간보다 33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상품은 재고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그 수요가 급증했다. 콘솔게임의 게임시장 점유율이 2~3%대에 그쳤던 우리나라로서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특히 국내에서 유통되는 콘솔 기기 중 단연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스위치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어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일찌감치 확산된 바 있다. 하지만 두 기기간의 가격 차이가 눈에 띈다.
닌텐도는 중국에 있던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했지만 일부 공장이 아직 중국에 남아 있어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겨지는 모양새다.
3월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닌텐도 스위치의 가격은 전자상가와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5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본사를 두고 있는 일본에서도 4만 2000~4만 6000엔(한화 약 49만~54만 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스위치의 정가가 36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가의 약 30%~72%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온라인에서는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스위치의 재고조차 찾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홈트레이닝을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링피트 어드벤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품귀 현상을 보이더니, 현재는 온・오프라인 모두 구매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로는 해당 기기의 제조공장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 있어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한국닌텐도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닌텐도 본체 및 주변기기의 출하가 지연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강제로 집콕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늘어나자 콘솔 게임기의 수요가 폭발 되면서 공급난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닌텐도 스위치의 가격 폭등 현상을 납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닌텐도 스위치와 함께 국내 콘솔 시장을 나눠 견인하고 있는 소니 플레이테이션4의 경우에는 여전히 정가, 심지어 온라인에서는 정가 이하로도 구매할 수 있다.
닌텐도 스위치의 또 다른 라인인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 역시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으로 추측하건데, 수요가 급증하는 와중 물량이 부족한 것을 틈타 이윤을 남기려는 일부 유통업자가 몰린 탓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에 지난 2월 6일, 한국 닌텐도는 코로나19로 인한 닌텐도 스위치 등의 생산 및 출하의 영향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닌텐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영향으로 한국 시장용으로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Nintendo Switch 본체 및 Joy-Con 등의 주변기기의 출하가 지연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해당 공지 이후에도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나, 한 달이 지난 현 시점에도 한국 닌텐도 측은 제대로된 해결책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폭증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