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심리'라는 말을 부쩍 실감할 수 있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함께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도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가급적 소비는 줄이려 하고, 재테크 계획은 보수적으로 세우려는 태도가 강할 수 밖에 없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1월 21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올 한 해의 '소비생활'을 전망해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한해 '가계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소득이 작년과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전망(43.7%)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작년에 가장 부담스러웠던 지출 분야는 '외식비'
다만 올해 가계소득이 줄어들 것 같다는 우려(16.7%)보다는 늘어날 것 같다는 기대(33.7%)가 큰 편으로, 가계 총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몇 년 동안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소비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실질소득'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적었다. 10명 중 4명(39%)이 작년과 실질소득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으며, 실질소득이 늘어날 것 같다는 응답(26.4%)과 줄어들 것 같다는 응답(29.6%)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 소비자 절반 가량(47.2%)은 작년(2019년) 한 해의 '경제적 어려움'이 그 이전해인 2018년보다 더 증가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지난 해보다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다고 말하는 소비자가 매년 꾸준히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는 사실을 통해 한국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져 있다는 것도 체감해볼 수 있다.
지난 한 해(2019년) 동안 소비자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느꼈던 지출 분야는 '외식비'(36%, 중복응답)였다.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다가 외식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외식비는 수년 째 소비자들이 가장 부담을 많이 느끼는 지출항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올해도 소비자들의 재테크 전략은 '기존 자산 유지' 및 '부채 상환'의 방향으로
올해도 소비자들의 재테크 전략은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양한 방식의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려는 계획(22.9%)보다는 기존 자산을 유지하거나(40.7%), 부채를 줄이는(22.8%) 방향으로 재테크 계획을 수립한 소비자가 훨씬 많은 것이다. 다만 재테크의 방향과 관계 없이 평소 다양한 경제·사회 이슈에 민감한 더듬이를 보이는 것은 공통적인 모습이었다. 가령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소식과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 소식이 자신과 상관없는 뉴스라고 말하는 사람은 각각 13.8%, 13.1%에 불과했다.
한편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10년 후 수익이 가장 높을 것 같은 투자 형태로는 부동산 투자(46.6%)가 단연 첫 손에 꼽혔다. 2016년 이후 부동산 투자의 수익성을 높게 평가하는 시각(16년 30.8%→18년 48.5%→20년 46.6%)이 두드러지는 모습으로, 여성 및 30대~40대가 부동산 투자가 향후 수익이 좋을 것이라는 예상을 더욱 많이 했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