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3월 내각회의 월례경제보고에서 경기 추세를 언급하면서 '경기 회복' 대신 '경기 하강'이라는 키워드를 7년 8개월 만에 사용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반면 편의점의 매출은 소폭 상승하며 선방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심각한 타격 입어...편의점 매출 상승세
일본 백화점 협회에 의하면 올해 2월 전국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대비 12% 감소, 면세 분야 매출은 65% 감소했다. 3월 주요대형 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40% 감소, 면세 분야 매출은 90%나 감소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심각한 타격에도 편의점 매출은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 프랜차이즈 체인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요 편의점의 2월 매출액은 기존 점포기준 8026억8200만 엔으로 전년대비 2.6% 상승했다. 2018년 9월 담뱃세 증세(3.5%) 이후 1년 5개월만에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내점객 수는 1월 12억9000명, 2월 12억6000명으로 전년대비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코로나 확산에 의한 일본 내 외출자제 분위기로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 비춰봤을 때, 편의점에 대한 소비자의 발길이 꾸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물리적 경제활동이 제한되고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유독 편의점으로 가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편의점의 접근성, 취급 품목의 다양성, 소비자 대상 생활지원 마케팅 등에 있다.
뛰어난 접근성에 다양한 상품 구성...사회공헌 마케팅까지
편의점은 일반 드러그스토어나 슈퍼마켓과 비교해 점포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도심지나 주택지 등 어디서나 접근성이 좋아 물건을 사기 위해 장시간 외출할 필요가 줄어든다. 또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부터 냉동식품, 외식 수요 대체 식품, 건강식품 등 구매 수요가 높은 소비재를 항상 진열하고 있다.
일본 프랜차이즈체인협회에 따르면 2월기준 냉장식품(도시락, 과일 우유 등) 및 가공식품의 매출 성장률은 각각 3.6%, 3.8%이며 비식품(담배, 잡지, 의약품, 화장품 등) 분야의 매출 성장률도 3.6% 증가했다. 반면 서비스 분야(복사, 승차권, 택배 등)는 12.2% 감소했다.
더불어 편의점은 코로나 확산에 따라 소비자 생활지원을 위한 다양한 판촉 행사와 사회공헌 마케팅도 선보이고 있다. 훼미리마트와 로손은 전국 초·중·고 휴교에 따른 급식 대체 식품 할인 및 무료 지원, 학부모와 학생 대상 무료 학습소스 지원 등 다양한 판촉·CSR 마케팅을 선보여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의외의 히트 상품
토요케자이뉴스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매출이 늘어난 품목은 마스크 등 위생용품 외에도 완구류, 냉동식품, 편의점 반찬, 주류 등이었다. 이에 대해 로손은 외출 자제 요청 및 학교의 휴교 영향으로 완구 매출이 상승했고 외식을 삼가면서 가정식사가 늘어나 냉동식품, 주류 등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편의점 로손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3월 1일 트럼프 카드, 보드게임, 비눗방울 등 완구 매출이 전년대비 35% 상승했다. 또한 같은 기간 편의점 주류와 PB 반찬 상품, 냉동식품의 매출이 전년대비 30% 정도 증가했다. 특히 PB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품질도 높아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국내 편의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편의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특히, 편의점이 최근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의 비중을 높이면서 간단하게 장을 보기 위한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지난 8일 CU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71% 증가했다.1월 32.2%, 2월에는 58.9%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과일 판매도 급증해 1~3월 평균 47% 매출이 증가했다. GS25도 역시 1월 채소 매출은 전년 대비 25.3% 증가했으며 2월 36.3%, 3월 40.7%로 늘었다. 과일도 1월 15.7%, 2월 22.1%, 3월 15.9%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자료=코트라, '코로나19 확산 속 선방하는 일본 편의점' 김대수 일본 후쿠오카무역관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