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2019년에 이어 2020년 1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은 앱 '토스'를 서비스 중인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서비스 5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냈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비대면 서비스에 강점을 둔 '핀테크' 업체라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받자 핀테크 업체들은 힘을 얻고 도약 중에 있으며, 기존 금융권 역시 디지털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0년 1분기 당기순이익이 1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3% 증가했다고 5월 6일 밝혔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인 2019년 13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이들의 흑자 전환은 예상치 못한 성과였다. 본래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적자가 3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금융권의 예상이 이어졌으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역시 이자수익 증가와 함께 수수료 부문의 적자폭이 개선되며 1·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며 2019년 순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처럼 카카오뱅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1200만 명에 이르는 고객들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에 있다. 카카오뱅크의 월간사용자(MAU) 수는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1000만 명으로, 2019년 발급한 체크카드 건수 역시 1000만 장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충성도가 높은 이용고객들의 특성과 함께 비대면·모바일 특화 금융 상품들을 제공하며 흑자폭이 확대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토스는 지난 5월 7일, 서비스를 출시한 뒤 처음으로 4월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토스의 회원 수는 1700만 명으로, 현재 토스를 통한 월간 송금액은 4조 5000억 원에 달했다. 또한 누적 송금액은 90조 원으로, 2019년 송금 건수 기준으로는 국내 전 금융권을 통틀어 온라인 거래의 9.2%를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성장 배경에는 토스라는 탄탄한 플랫폼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토스는 한국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7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의 토스는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는 간편송금 서비스만을 제공했지만, 이후에는 은행·증권사·보험사·카드사 등과 손을 잡고 ▲토스 미니보험 ▲대출 맞춤추천 ▲계좌개설로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이처럼 적극적인 기업들과의 B2B(기업 간 거래) 제휴를 통해 수익모델을 구축한 토스의 실적이 약 5년 만에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현재 토스의 영업수익 비중의 83%는 B2B에서 발생한 상황이다. 이에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국내 금융 산업은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이 올해를 기점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핀테크 업계가 웃음짓고 있는 반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 13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1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17.8%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아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태블릿PC와 내점이 불편한 손님의 스마트폰을 연결한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 화상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면 방식에 의존하던 PB의 비대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향후에는 비대면 영역을 확장해 상담부터 상품가입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화상상담 서비스를 확대해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전체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부터는 은행을 찾기 어려운 고객을 고려해 세무, 부동산, 법률 등의 다양한 전문가 화상상담 서비스를 실시해 온 바 있다. 또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관심사나 특성을 파악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들의 호평도 이끌어내고 있다. 향후에는 지방 거주 손님은 물론 상담과 상품가입 등을 연계한 언택트 금융서비스를 연내 진행하며 서비스 지역 또한 글로벌로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신한은행은 최근 'AI Vision OCR(광학문자인식) 플랫폼' 구축 사업 입찰을 실시해 효율적인 운영 플랫폼 구축에 나선 바 있다. 또한 AI·IoT 등 디지털 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스마트시티 모델로 동남아 등 글로벌 비즈니스 발굴에도 상호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에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디지털 핵심기술을 맡아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자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최근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 데이터거래소 데이터 제공사로 참여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코로나19로 비대면·빅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데이터 경제 선점화에 나선 것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