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30년 동안 다른 사람이 받아 먹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할머니를 속이고 이용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전 정의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40분쯤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숨을 걸고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와 정신대 할머니는 많이 다르다"고 강조하며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현 정의연)가 모금을 왜 하는지 모르고 끌려 다녔다"고 밝히며 정대협의 잘못된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대협은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에서 일한 여성 노역자(정신대) 관련 활동을 한 단체인데, 위안부 문제까지 다루면서 할머니들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왜 모금을 하는지도 모른채 농구경기 등 여러 곳으로 모금하러 다녔다"며 "정대협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하냐"고 비판했다.
더불어 정대협 측이 김복동 할머니를 미국 등지로 끌고 다니면서 이용했다고도 주장했다. 할머니는 "한 눈이 실명인 할머니를 그렇게 이용해놓고 뻔뻔스럽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가짜 눈물이다. 아직도 죄를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할머니는 "30년을 같이 했는데 한 마디 말도 없이 맘대로 팽개친 것이 너무 괘씸했다"며 "사리사욕 채우러 국회의원 나간 것 아니냐"며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9일 대구에 할머니를 찾아온 윤미향을 안아준 이유에 대해 "원수도 아니고 30년을 같이 활동한 사람이 안아달라고 해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했다"며 "결코 용서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의 국회의원 사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했으니까 사퇴를 하든 말든 말을 안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관심이 모였던 윤 당선인은 결국 회견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대구의 한 호텔로 자신을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과한 윤 당선인에게 "수일 내 있을 기자회견 때 내려오라"고 참석을 요청했다.
이 할머니는 수요집회에 대해선 "데모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지 끝내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과 일본 양국 청소년들이 올바른 역사를 공부해서 위안부 문제 사죄,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연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의 몫이라며 제대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첫 기자회견 후 너무 많은 의혹이 나왔다"며 "검찰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성금·기금 등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며 정의연의 부정 의혹을 폭로했다. 정의연의 회계 불투명성, 고가 매입한 안성 쉼터, 윤 당선자의 개인계좌 모금 등 많은 의혹이 나왔다.
이후 여러 시민단체가 윤 당선자와 정의연 이사진의 업무상 배임,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해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 20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정의연 사무실과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했다.
한편 정의연은 이날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오늘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마음이 아프다"며 "30년간 운동을 함께 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정치권은 각각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으며, 검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당 지도부는 윤 당선인 관련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