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선터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하루만에 2배를 넘기는 등 지역 감염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부천 물류센터에 2주 동안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 지사는 쿠팡 측의 초기 대응에 아쉬운 점이 많다고 비판했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권준욱 부본부장은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집단 관련 28일 오전 11시 기준 총 82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며 "해당 물류센터에서 5월 12일부터 근무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수 자가격리 및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경로별로는 물류센터직원이 63명, 접촉자는 19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38명, 경기도는 27명, 서울은 17명 순이다. 특히, 해당 시설 작업장과 근로자들이 착용한 모자, 신발 등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지역사회 감염의 연결 고리가 될 우려가 커진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집합금지 명령'...2주 동안
이에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부천 물류센터에 2주 동안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물류센터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영업금지, 혹은 시설폐쇄 명령과도 같은 조치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에서 온라인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다수 나오고, 시설 내 환경검체 검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시설이 오염됐다는 판단에서다.
경기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행정처분서를 이날 쿠팡 물류센터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문제는 확진자 중 20%가 무증상자인 탓에 2·3차 지역감염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28일 오전에는 고양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 사무직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지사는 "물류센터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 착용하기, 직원 간 거리 두기 등의 예방수칙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쿠팡 측의 초기 대응은 아쉬운 점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지사는 "경기도에는 작업환경이 비슷한 대규모 물류센터가 많다"며 "자칫 상품 배달 아닌 '코로나 배달'이라는 최악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에서 시설운영자 측의 적극적이고 철저한 방역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방역 당국은 전날 물류센터 특성상 단시간 내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져 직장 내 마스크 착용이나 '아프면 쉬기' 같은 직장 내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는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면서 주문량 폭증으로 한정된 공간에서 장시간 일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지속됐고, 일손 부족으로 단기 아르바이트생도 많아져 관리가 어려웠던 것으로 여러 매체가 보도했다.
쿠팡 측의 안이한 초기 대응에 논란이 나온다. 부천물류센터 내 첫 코로나 확진자는 오한과 근육통으로 22일 진단 검사를 받고 지난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쿠팡은 이튿날인 25일 오전에도 폐쇄를 결정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추가근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온 25일 오후에 물류센터를 폐쇄했다. 쿠팡의 늦장 대응에 비판이 이어지자 28일 고양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쿠팡은 바로 폐쇄조치를 내렸다.
마켓컬리, 신속한 폐쇄 조치와 사과문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가 서울 장지동 상온 1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과 관련해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28일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 '고객님께 드리는 말씀'에서 "보건 당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공유받은 27일 즉시 상온1센터를 전면 폐쇄했으며, 같은 날 오후 곧바로 방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확진자가 나온 상온1센터가 아닌 다른 센터의 경우에도 28일 오전까지 선제적으로 방역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확진자가 근무한 24일 당일 해당 센터에서 함께 근무했던 직원 전원은 2주간 자가격리를 조치했으며,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에 따라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상온1센터 재고 중 방역이 불가능한 상품은 전량 폐기할 예정이며, 센터 운영 재개 시까지 상온 상품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대표는 "상온1센터와 냉장·냉동 상품을 보관하는 다른 물류센터는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으며, 근무자간 교류도 없다"며 "현재 판매하고 있는 냉장·냉동 상품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은 상품을 통한 코로나19의 전파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고 말하며 "고객이 우려하는 부분과 관련한 모든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마켓컬리의 신속한 대응 조치는 쿠팡과 대조를 보인다. 많은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도 고객들에게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는 쿠팡과 대조적인 모습을 이룬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