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수리해 새롭게 바꾸는 주택 리모델링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시공업체의 부실시공이나 계약불이행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택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1980년 2조 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28조 원 수준까지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41조 원 규모까지 몸집을 불릴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지만,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2017년 1월~2020년 3월까지 최근 3년 3개월 동안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주택 리모델링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206건에 달했다.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7년 359건에서 2018년 346건으로 소폭 하락하더니, 2019년에는 426건으로 급증했다. 2020년 1월~3월까지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은 75건으로, 2017년 전체 피해구제 신청 건수 중 20%에 달하는 수치다.
더불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18년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후 주택 증가로 인테리어 시장은 앞으로도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1980년대 대규모로 공급된 아파트 등이 30년 이상 지나면서 노후화돼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의미다. 이처럼 불어나는 시장에 따라 소비자들 역시 피해에 미리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신청 1206건을 공사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주택 전체 공사와 관련한 피해구제 신청이 613건으로 전체의 50.8%에 달하며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주방 설비 공사(256건, 21.2%) ▲욕실 설비 공사(159건, 13.2%) ▲바닥재 시공(65건, 5.4%) 등의 순이었다.
피해 유형으로는 실측오류와 누수, 누전, 결로, 자재훼손 등의 '부실시공'과 관련된 피해가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한 피해는 전체 중 33.7%(406건)에 달했다. 더불어 ▲공사 지연·일부 미시공 등 '계약불이행'(33.0%, 398건) ▲하자보수 지연·거부(19.7%, 237건)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해제(7.7%, 9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 구제 신청 중 공사비를 확인할 수 있는 959건 중에서는 500만 원 이하의 소규모 공사가 65.7%(630건)였고, 1500만 원 이상 공사도 16.7%(160건)에 달하며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됐다.
특히 주택 리모델링 공사의 경우 분쟁 발생 시 양 당사자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경향이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소규모 공사를 하더라도 ▲시공업체의 위치(접근성) ▲평판 ▲하자보수 기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비자원은 주택 리모델링을 할 때는 시공 업체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실내 건축·창호공사 표준계약서'를 사용해 공사 내용과 비용, 자재 등을 상세히 작성하라고 당부했다. 가급적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업체를 선택해야 추후 분쟁이나 하자 보수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시공업체를 선정할 때는 하자보증보험에 가입한 사업자를 선택하고 대형 업체라도 직영점과 대리점 여부에 따라 하자 보수의 주체가 다른 만큼 계약 때 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