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로, 현재 가장 젊은 소비자층으로 손꼽힌다. 태어났을 시기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미디어 소비행태를 보이는 아날로그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어 이전 세대와는 다른 미디어 수용성을 보인다.
이러한 Z세대와 함께 대두된 키워드가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기술을 마치 모국어처럼 활용한다는 의미로,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생활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정보가 아닌,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맞는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이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중요하게 여겨 자신을 위해서라면 지갑을 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해당 세대의 이러한 두 특성이 합쳐지는 동시에 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며 나만을 위한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초개인화 시대가 점차 열리는 추세다.
최근에는 뷰티업계에도 초개인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극도로 개인화되면서 세분화된 시장에 맞춰 차별화된 브랜드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함이다. 보편적인 만족보다는 선택적 소수의 '확실한 만족'을 위해 제품 자체에서 경쟁력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본래는 양장점에서 볼 수 있던 '테일러드 숍'이라는 단어가 뷰티업계에도 쓰이고 있다. 내 피부에 알맞은 효능과 원료, 향기 등 모든 것을 나에게 딱 맞춘 '맞춤형' 제품들이 등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이니스프리와 크리니크는 자신에게 맞는 조합의 제품을 알맞게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2018년 '마이 파운데이션'을 시작으로 2019년 '퍼스널 원크림'까지 출시하며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에 선보였던 '마이 시리즈'의 마이 쿠션과 마이 팔레트가 취향에 맞게 내 맘대로 케이스와 구성품을 선택하는 것에 불과했다면 마이 파운데이션은 피부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커스터마이징 파운데이션으로 해결했으며, 피부 타입에 맞게 보습·커버·컬러를 마음대로 선택 가능하게 만들어 총 50가지의 선택권을 제공했다. 21호와 23호, 커버력 위주와 수분감 위주 등으로 한정됐던 파운데이션 시장에 선택권을 확보한 것이다.
뒤이어 2019년에는 100만 명의 빅데이터로 분석한 퍼스널 원크림을 출시했다. 피부 타입 및 고민, 제품 리뷰, 화장품 성분 데이터 등 총 108만 5870건을 분석해 개발된 수분크림은 피부 타입을 건성, 지성, 중복합성과 같은 기존 분류가 아닌 고객이 많이 언급한 피부 고민을 기준으로 하는 5가지 라인과 4가지 보습 레벨 총 20가지 크림을 선보이며 커스터마이징 제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크리니크는 세럼 전 단계에 사용하는 부스팅 로션 '크리니크 iD'로 스킨케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피부 타입에 따라 두 개의 기성품을 조합해 자신만의 기초제품을 만들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3가지 베이스에 각 피부 고민에 집중 대응하는 5가지 부스터를 섞을 수 있어 지성, 건성, 복합성 3가지 정도의 선택군이 존재하던 기존 기초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은 셈이다.
로션 베이스는 ▲건성과 건복합성의 피부를 가진 소비자들의 피부 강화를 도와 주는 '모이스춰라이징 로션'과 ▲수분 보충은 물론 유수분 발란스 형성에 도움을 줘 지성과 지복합성 피부 타입에 알맞는 '오일-컨트롤 젤' ▲수분감 충전은 물론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하이드레이팅 젤리' 3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액티브 부스터는 자신의 피부 컴플렉스에 따라 ▲진정 ▲모공 ▲톤업 ▲활력 ▲탄력 등 총 5가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15개의 조합 중 자신의 피부 고민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 기초의 기초제품만으로도 피부컴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제품의 전체적인 틀을 한정해 둔 탓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 역시 등장했다. 이에 뷰티업계는 개개인의 만족도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초개인화 시장의 문을 열었다.
스타트업 '톤28'은 소비자 개개인에게 잘 맞는 제품을 직접 제작하기에 나섰다. 따라서 톤28의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을 통한 피부 진단을 필수로 거쳐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실행되는 진단으로 개인별 피부 측정을 거친 후 진단 결과에 따라 빅데이터 및 환경과 온도, 습도 등을 분석해 개개인에게 딱 맞는 제품을 받아볼 수 있으며, 매달 달라지는 피부의 상태에 맞춰 매달 내 피부에 맞춰가는 화장품을 배송해 준다.
대기업에서도 뷰티의 초개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브랜드 '아이오페'는 피부 유전자 분석과 맞춤형 3D 마스크 등의 체험이 가능한 '아이오페 랩'을 지난 5월 리뉴얼 오픈했다.
아이오페 랩은 아이오페의 피부 미래 연구 공간이자 프리미엄 매장으로, 고객의 피부를 분석하고 피부 측정과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2014년 개장한 이래 지금까지 피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며 축적된 5000명 이상의 고객 피부 데이터와 고객의 요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피부 솔루션을 연구해 온 바 있다.
특히 아이오페 랩 내부 2층에 존재하는 '커스텀 뷰티 랩'에서는 맞춤형 3D 마스크 및 세럼 제조와 함께 뇌파 연구 등 월 별로 달라지는 테마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피부미래 솔루션 프로그램'은 유전자 분석 및 정밀 측정을 통해 피부 관련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피부 유전자 13종과 헬스케어 유전자 13종을 합한 총 26개의 유전자를 다양한 각도로 분석하고 7가지 피부 고민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피부 건강 관리 방법을 알려 준다.
이밖에 어플리케이션으로 얼굴의 부위별 사이즈를 측정한 후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제조하는 개인 맞춤형 하이드로 겔 마스크 '랩 테일러드 3D 마스크'와 피부 타입과 고민에 최적화된 성분을 즉석에서 배합해 제공하는 '랩 테일러드 세럼'을 즉석에서 제조할 수 있다. 특히 마스크팩의 경우에는 이마와 눈가, 콧등, 뺨, 입가 등 부위별 고민에 따라 성분이 달라지는 초개인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다채로운 제품을 제안하는 뷰티업계의 움직임은 곧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완벽한 초개인화 시대가 점차 다가오며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확대되고, 테일러드 뷰티의 확산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만족도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