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가 심하게 파손돼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통신사가 파손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휴대전화가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는 파손보험의 보상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건과 관련해 사고에 따른 피해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손해보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이때 파손보험이란 휴대전화 구입 후 파손이 발생할 경우 고객이 교체 또는 수리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통신사가 보험사와 제휴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50대 K 씨는 지난 2019년 7월, A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구매한 후 대리점으로부터 보험가입 URL(인터넷 주소)을 제공받아 모바일 인증을 통해 휴대전화 파손보험에 가입했다.
이로부터 4개월이 경과한 11월, K 씨의 휴대전화가 차량에 깔려 보험으로 처리하려 했으나, A통신사는 "파손이 심해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는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A통신사는 해당 파손보험은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 보험금이 지원되지 않는 상품이며, K 씨 역시 이용약관과 유의사항을 통해 동의하고 가입했으므로 보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통신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약관의 보상범위가 '파손'으로만 기재돼 있는 점과 보상 제외 범위가 작은 글씨로 기재돼 가입자들이 해당 내용을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사안들로 인해 A통신사가 계약의 중요한 내용인 보상범위를 정확하고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해당 사례의 휴대폰 파손보험은 수리가 불가할 정도로 파손이 심한 경우에는 보상을 제외하고 있어 보험 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손해보험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위와 같은 이유들로 하여금 파손보험을 통해 지급 가능한 최대 보험금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보험금을 K 씨에게 지급할 것을 A통신사에게 통보했다.
최근 휴대폰 보험 가입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통신사의 중요정보 설명의무를 상기시키고 가입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휴대폰 파손보험 약관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보험 가입자의 권익을 보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한편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이번 결정은 가입자에 불리하게 적용되는 휴대전화 파손보험 약관의 문제점을 지적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손해보험의 취지가 반영되도록 통신사들이 보험약관을 자발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이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