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포털 사이트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가 '파맛 첵스'의 출시 소식으로 뜨겁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재료의 만남은 실제 식품업계인 켈로그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다.
농심 켈로그는 자사의 유튜버 채널을 통해 6초 가량의 짧은 영상을 게시했다. 첵스 신제품의 시식단을 모집한다는 해당 영상은 게시한 지 채 하루가 되지 않아 10만 조회수를 돌파했으며, 영상의 댓글 반응 역시 뜨겁다.
또한 해당 영상에는 '16년간 기다려 온 그 맛이 온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영상과 함께 올라온 설명에는 "너무 늦게 출시해서 미안합니다"라며 짧은 사과의 글마저 담겨 있다. 16년 전, 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
첵스 및 온라인 커뮤니티의 중대한 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켈로그 부정선거' 사건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켈로그는 당시 자사의 시리얼 첵스 신제품을 출시하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 이벤트'를 진행했다. "더 진하고 부드러워진 밀크 초콜릿 맛을 첵스초코에 넣겠다"며 기호 1번으로 나선 '체키'와 "첵스초코 안에 파를 넣겠다"며 기호 2번으로 나선 '차카'가 경쟁구도로 떠올랐다.
첵스초코나라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쪽을 신제품으로 내놓겠다던 이벤트성 행사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끝났다. 일부 유저가 투표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투표가 시작된 지 10일 정도가 지났을 때 204명의 유저가 약 4만 표 넘게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파맛 시리얼을 공약으로 내세운 차카의 압도적인 승리로 투표가 종료됐다. 이에 켈로그는 "차카에게 간 표 중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으며, 왜곡된 투표를 삭제한 켈로그는 최종적으로 초콜릿맛 시리얼을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이후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에서는 켈로그의 해당 선거가 부정선거였다는 글이 돌아다녔다. 이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은 해마다 회자될 정도로 소비자에게 깊이 각인됐다. 일종의 '밈(Meme, 재미있는 요소가 담긴 사진, 영상, 그림 등이 인터넷에 빠르게 퍼지며 유행으로 자리잡는 현상)'화 된 것이다.
사건 발생 후 16년이 흐른 6월 17일, 켈로그는 드디어 파맛 첵스의 출시를 예고했다. 예상치 못한 출시 소식에 켈로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것이 자유고 민주주의며 인류가 추구해온 가치이다. 극악무도한 켈로그의 폭정과 독재에서 빛과 희망을 보았다"거나 "첵스 만세! 시리얼 만세! 대파 만세!"라며 환호하는 댓글들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켈로그는 파맛 첵스의 밈 현상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비의 '깡'이나 양준일의 '레베카' 등이 온라인을 통해 뒤늦게 확산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처럼, 켈로그 역시 오랜 밈 중 하나였던 파맛 첵스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