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어느 아파트,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광복절 어느 아파트,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 이건우 기자
  • 승인 2012.08.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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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복절 어느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게재됐다.

'광복절 어느 아파트'란 사진은 8월 15일 광복절을 기념하여 태극기가 게양된 한 아파트의 사진이다. 특이한 점은 그 수많은 창틀에 한 곳도 빠짐없이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거, 국가적인 기념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이자 도리였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태극기 게양에 대해 장려하고 교육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최근 게재된 '광복절 어느 아파트'는 과거의 사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게다가, 사진 속 아파트의 이름이 '선비마을' 인점을 들어 많은 네티즌들이 역시 올바르고 곧은 심성을 가지고 있어 아파트 이름도 '선비마을'이다며 공감을 표했다.

'광복절 어느 아파트'가 이토록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최근 벌어진 런던 올림픽의 한일전에서 벌어진 박종우의 '독도 세러머니'와 김장훈의 '독도횡단'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무관하지 않다.

공교롭게도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광복절을 전후에 일어난 사안이어서 '광복절 어느 아파트'가 더욱 화제몰이를 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광복절 어느 아파트'가 광복절을 기념하며 과거 식민지배 시대에 대한 성찰을 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한 곳도 빠지지 않고 게양돼 있다는 점은 어딘가 모르게 반강제적이고 의무적이다.

'광복절 어느 아파트'처럼 태극기가 빠짐없이 게양되기 위해서는 먼저 각 가구마다 태극기가 비치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 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태극기의 비치 비율은 전체가구의 30%미만이다.

또한, '광복절 어느 아파트'처럼 빠짐없이 게양되는 것은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너무 획일적이다. 광복절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은 자발적인 시민의 의사표현이지 의무적으로 행해져야 할 사항은 아니다.

'광복절 어느 아파트'가 기념하고 있는 광복절은 전체주의와 군국주의의 시대가 가고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자유민주주의 시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