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비리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검사팀이 서울고검 김모 부장검사(51)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진그룹 오너 일가를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김 검사에게 건네진 돈에 대해 대가성이 있는지, 혐의에 대해 인정하는지 등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또 특임검사팀은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를 12일 오전 10시경 소환해 13일 오전 3시가 넘어서까지 17시간 이상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유진그룹은 김 검사에게 건네진 돈에 대해 "유순태 대표가 개인적으로 빌려준 돈일 뿐 그룹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특임검사팀은 조희팔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수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김 검사를 13일 오후 3시에 소환한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한다는 차원에서 소환을 통보했다"며 "김 검사 측과는 일정 조율이 된 상태"라고 밝혔다.
검찰은 혐의 입증 여부에 따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가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6억여 원,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2억4000만 원, 5~6명의 개인들로부터 수천만 원, KT 자회사 관계자로부터 여행경비 수백만 원 등을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또 유진그룹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2억 원대 주식 시세차익을 얻었는지, 다른 검사 사건에 대해 부당한 개입을 했는지, 중견 제약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임검사팀은 11일 유진그룹과 김모 부장검사(51)의 사무실, 자택 등 5~6곳에 검찰청 전문 수사요원 등 20여 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유진그룹의 경우 마포구 공덕동 그룹 본사와 그룹 관련 사무실, 경기도 부천 사무실 등 2곳에 대해, 또 김 검사의 경우 서초동 서울고검 사무실과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이와 함께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가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문제의 차명계좌에 돈을 입금한 것으로 확인된 유진그룹 임원 등 일부 뇌물공여 혐의자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김 검사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집무 등과 관련된 서류 일체, 유진그룹 회계 관련자료 등이다.
그러나 경찰이 김 검사에게 16일 출석하라고 통보한 가운데 특임검사팀이 먼저 김 검사를 소환조사하게 되면서 검찰과 경찰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기용 경찰청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를 계속하겠다"며 해당 사건을 검찰과 상관없이 경찰이 독자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김 청장은 "우리가 수사를 진행 중인 사안이고 그것을 검찰에서 수사하겠다는 것은 수사 개시, 진행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같은 검·경의 갈등 조짐 속에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4박5일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지난 11일 오후 5시30분께 청와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청와대와 경찰 측은 김 청장이 이 대통령을 만났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체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