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초기, 당시 월급으로는 사치에 가까운 돈을 내고 비싼 니트를 구매한 적이 있다. 고이고이 모셔만 두다 딱 한 번 입었는데, 무심결에 세탁기에 돌리는 바람에 처참하게 망가졌던 충격적인 기억이 있다.
충격의 후폭풍은 오래 갔다. 그 후론 어떻게 빨아야 할지 애매한 소재의 옷들은 웬만하면 구매 자체를 피했다. 어쩌다 애매한 소재의 옷을 사게 되면 최대한 세탁하지 않고 깨끗이 입다가 한꺼번에 세탁소에 맡기는 방법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세탁소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법 아니겠는가. 집에서 세탁해도 오래 입을 수 있는 겨울옷 세탁 및 관리방법을 함께 알아보려 한다.
■ 패딩 세탁방법 & 관리방법
패딩은 대부분 드라이클리닝을 맡기겠지만 손세탁이 더 도움이 된다. 우리가 흔히 입는 패딩의 충전재는 오리털 혹은 거위털이다. 이 충전재의 기름 성분이 추위를 막고 옷의 탄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드라이클리닝을 하게 되면 충전재의 유분을 분해해 탄력을 떨어뜨려 옷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단, 제품에 따라 물세탁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세탁 전 확인은 필수다.
패딩을 세탁할 때는 중성세제나 다운 전용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너무 차갑지 않은 미지근한 물에 30~40분 담가 부드럽게 눌러주며 빨고, 세탁이 끝나면 충전재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눕혀서 보건조한다.
부피가 크기 때문에 패딩을 날마다 세탁할 수는 없다. 목과 소매 등에 때가 탔다면 중성세제를 칫솔에 묻혀 그 부위만 부분 세탁하는 것을 추천한다. 화장품 자국이 남은 경우 클렌징워터를 이용해도 잘 지워진다.
패딩은 충전재 사이사이로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또 한 번 패딩에 냄새가 배이면 잘 빠지지도 않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인 옷장보다는 통풍이 잘 되는 행거 등에 걸어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장시간 보관이 필요할 때는 부직포 재질의 커버를 씌워 보관하도록 하자.
■ 니트 세탁방법 & 관리방법
니트 세탁은 중성세제나 울 샴푸를 이용해 손세탁하는 것이 좋다. 만약 전용세제가 없다면 린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지근한 물에 세제를 풀어 10분 가량 담가놓은 후 손으로 조물조물 빨아준다. 빨래를 다 했으면 아주 가볍게 물기를 털어낸 뒤 건조대 위에 수건 등을 깔고 그 위에 눕혀 그늘진 곳에서 널어준다.
손세탁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니트세탁 전용망에 넣어 세탁기에 돌릴 수도 있다. 울 코스를 선택한 후 울 샴푸를 넣어 돌리면 끝이다. 이때 흐물거리는 세탁망을 쓰면 니트의 형태도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전용망을 쓰는 것이 포인트다.
단, 캐시미어나 앙고라 등 천연섬유로 이뤄진 니트의 경우 고민할 것 없이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한다. 괜히 세탁기에 돌렸다가는 다른 옷까지 오염되고 못 입을 옷이 될 수 있다.
니트는 옷걸이에 걸어서 보관하는 것보다 개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옷걸이에 걸면 옷걸이 자국대로 어깨가 튀어나온 것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옷들과 마찰로 인해 보풀이 생기지 않도록 뒤집어서 갠 후 보관하도록 하자. 서랍 보관이 어렵다면 접은 상태로 옷걸이에 걸어두어야 한다.
■ 코트 세탁방법 & 관리방법
코트는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으로 세탁해줘야 한다. 드라이클리닝도 너무 자주 하게 되면 옷감이 상할 수 있으므로 1년에 1~2번 정도만 한다.
코트를 오래 입는 방법은 결국 관리에 있다. 외출 후 코트는 바로 옷장에 집어넣기 보다 섬유탈취제 등을 뿌려 살균 및 향균을 시켜주자. 마찰에 의한 보풀을 방지하기 위해 뒤집어 보관하는 것도 옷감 보호에 도움이 된다.
간혹 행거에 오래 걸어둬야 할 경우 먼지 보호를 위해 세탁소 비닐을 제거하지 않고 보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통풍이 원활히 되지 않아 진드기나 곰팡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유의하도록 하자. 장기간 보관 시에는 부직포 커버를 씌워주고 주머니 안에 제습제를 넣어두는 것이 좋다.
■ 맨투맨, 후드티..기모옷 세탁방법 & 관리방법
기모 털 사이사이 껴 있는 각질이나 먼지들을 없애기 위해 기모옷은 기모 면이 바깥을 향하게 뒤집어 세탁해야 한다. 세탁기로 세탁하는 경우 같은 색상의 기모옷만 함께 빨래하는 것이 좋다. 다른 옷과 섞일 경우 기모 털이 다른 옷에 붙을 수도 있음을 유의하자.
이때 물 온도는 40도를 넘지 않는 미지근한 물이 좋으며, 중성세제 사용이 권장된다. 기모 원단에 세제가 뭉칠 수도 있으므로 가루세제보단 액체세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탈수 과정에서 옷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기 70%만 제거해야 한다.
세탁이 끝난 후에는 햇볕에 바싹 말려주자. 건조가 끝났다면 기모 안감에 보풀이 생기지 않도록 다시 뒤집어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