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병 이후 외출이 자제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한 게임의 인기가 치솟았다.
e스포츠는 젊은 소비층의 새로운 문화이자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e스포츠와 게임의 발전은 단순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게임장비 및 시설, 파생상품 개발, 온·오프라인 미디어방송, 더 나아가 관련 인력의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홈코노미가 발전하고 게임의 소비가 급증하며 e스포츠가 일상생활에 더욱 깊숙이 침투했고, 이를 잘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2020년 싱가포르 게임기 및 게임 매출이 전년대비 7.8% 증가한 4억3950만 미국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가정용 게임기, 게임콘솔, 게임 액세서리, 디지털·모바일 게임 및 게임 내 구매 상승률은 2019년 3%와 2018년 5.9%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2020년 서킷브레이커(2020.4.7.~6.1.) 기간 시작돼 2019년 5%의 성장률을 보인 가정용 게임기 판매가 11.7% 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작년 3월 인기 신작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출시와 함께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닌텐도 스위치와 작년 말 플레이스테이션 5의 출시에 기인했다. Lazada는 비디오 게임 콘솔 판매가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 4, Xbox One 순이라고 밝혔다. 현지 게임 소매점 Qisahn의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스위치 콘솔 가격이 20% 증가하고 운동 게임 ‘Ring Fit Adventure’ 가격 또한 두 배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이러한 수요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게임 콘솔 이외에도 개인용 컴퓨터는 물론 게임용 노트북과 데스크톱의 판매가 전년대비 35% 증가하며 3만여 대가 넘는 판매 수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게이밍용 의자와 같은 다양한 부속 액세서리 용품 수요 또한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한 게이밍 제품의 평균 구매가가 41%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아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뜻밖의 수요가 지난 몇 년간 포화효과를 보였던 컴퓨터 관련 제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임시장은 e스포츠의 성장과 함께 수년째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는 e스포츠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종목에 포함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중국 젊은이들의 생활에 깊숙하게 침투한 e스포츠와 게임은 문화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으며, 게임을 비즈니스와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사례도 많이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고, e스포츠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중국 게임산업 연구원(中国游戏产业研究院)이 발표한 “2021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2021年中国游戏产业报告)”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게임인구는 4억9000만 명에 달했다. 또한 iResearch에 따르면 2021년 중국 e스포츠 시장규모는 1800억 위안을 돌파했고, 게임전문 시장조사업체인 Newzoo가 발표한 “2021년 글로벌 e스포츠 및 게임방송 시장보고”는 중국의 2021년 e스포츠 분야 총 수익은 전년대비 14% 증가한 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e스포츠 분야 수익은 주로 기업 협찬, 판권, 게임 및 파생상품, 입장료, 중계방송 등으로부터 발생하며, 중국의 수익은 미국(2억2400만 달러)과 유럽(2억600만 달러)을 능가한 글로벌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e스포츠의 팬 수도 9280만 명으로 미국과 브라질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텐센트 e스포츠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과 e스포츠를 즐기는 소비자 중 24세 이하는 29.9%, 25~34세는 38.3%에 달했는데, 이들은 e스포츠와 게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젊은 소비층으로 e스포츠 발전의 동력이기도 하다.
게임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층은 게임 관련 상품의 소비에 적극적이며, 이에 따라 새로운 틈새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e스포츠 경기 중 노출된 게임용 제품 및 로고에 따라 게임을 위한 고사양 컴퓨터나 고급 모니터, 게임용 의자나 헤드셋, 휴대용 안마기 등 고급제품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외 큰 관심을 받는 분야는 e스포츠와 일상용품의 결합을 통한 콜라보 제품과 마케팅 전략이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도 게임이나 e스포츠와 결합된 제품은 좀 더 눈길을 끌고 보다 쉽게 소비하도록 하는 매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이 발전하고 각광받음에 따라 다수 도시들은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관광·문화산업과 연계를 위한 e스포츠 대회를 적극 개최하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 육성이 젊은 인재의 유치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고, 더 나아가 도시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까지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문화여행관광부(文化和旅游部)도 “14·5 문화산업 발전규획(“十四五”文化产业发展规划)“에 e스포츠를 포함하며 e스포츠 및 게임 산업의 융합발전을 장려하고 있다. 상하이, 광저우, 하이난, 청두, 우한 등 다수의 지방정부도 e스포츠 육성의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e스포츠 경기장 건립과 대회 개최, 대학교 내 e스포츠 관련 학과의 개설 등 e스포츠 산업 발전정책을 발표하고 장려하고 있다.
e스포츠는 필리핀에서 열린 2019년 동남아시안게임(SEA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되는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유망산업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각종 이니셔티브와 함께 e스포츠 산업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글로벌 게임 감독기관인 글로벌 e스포츠협회(GEF)가 2019년 말 싱가포르에 본사를 설립했으며 싱가포르 사이버스포츠 및 온라인게임협회(SCOGA)는 2018년 싱가포르 최초의 e스포츠 및 게임디자인 디플로마 과정을 신설했다. 또한 싱가포르 기업청(Enterprise Singapore),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 싱가포르 관광청(STB)의 지원으로 2020년 8월 싱가포르 게임협회(SGGA)가 설립되기도 했다. 싱가포르 게임협회는 "글로벌 행사의 싱가포르 유치를 통해 현지 기업의 성장과 기회 창출을 도모하고 게임산업의 표준화 및 인증 프로세스 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동남아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Mobile Legends: Bang Bang(MLBB) 게임의 역대 최대의 토너먼트 대회(M2 World Championship)가 2021년 1월 싱가포르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30만 미국 달러의 상금을 건 이번 대회는 무관중으로 호텔 펑션룸에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 또한 14일간의 격리 조치를 시행하는 등 팬데믹에 대처하는 e스포츠 산업의 미래로서 선례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e스포츠 역사상 4번째로 가장 많은 총 308만 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이에 이어 싱가포르는 2021년 3월 올해 두 번째 e스포츠 대형 행사인 One Esports Dota 2 Singapore Major(3.27.~4.4)를 개최해 세계 각국의 14팀이 참가하기도 했다.
e스포츠 산업 특성상 이러한 대규모 라이브 이벤트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으로 싱가포르 게임산업은 팬데믹 장기화 속에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유명한 프로게이머들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게임회사의 성장,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상업 허브로서의 위치 등 복합적인 이유로 게임산업을 이끌고 있다. 게임산업은 종합문화예술이자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신성장동력으로 싱가포르 현지 기업들 또한 게임시장의 발전에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이에 ‘게임 강국’ 한국 기업들의 싱가포르를 통한 사업 다각화 및 신사업 진출 또한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 자료 = 해외시장뉴스 KOTRA "코로나 이후 싱가포르 e스포츠 산업 동향" , "중국, Z세대 공략에 ‘e스포츠 마케팅’ 열풍" 보고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