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이 카카오톡의 최신 업데이트 파일의 승인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삼성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카카오톡의 최신버전을 설치할 수 없게 됐다. 구글은 왜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일까?
사태의 발단은 구글이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발표한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초 구글은 게임을 제외한 웹툰, 웹소설, OTT 등의 콘텐츠 앱에 대해선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않았다. 그러다 10여년이 흐른 2020년에 들어서야 모든 앱에 인앱결제 시스템 탑재를 의무화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정부는 앱마켓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까지 내놓았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구글은 지난 4월부터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강행키로 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 6월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삭제하겠다고 공지했다.
문제는 인앱결제시 최대 30% 부과되는 수수료다. 게임 등 디지털 재화는 30%, OTT 등 일반 구독 콘텐츠는 15%, 웹툰·전자책·음원은 10%의 수수료를 구글에 지불해야 한다. 제3자 결제시스템 이용시에도 26%의 수수료가 부과되며, 카드 수수료와 PG(결제대행업체) 수수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이에 따라 OTT, 웹툰, 음원 스트리밍 앱 등 유료 콘텐츠 앱들은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조금 다른 전략을 내놨다. 현재 카카오톡 내에서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서비스를 결제할 경우 월 구독료는 5700원이다. 구글 인앱 결제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기존 3900원보다 높아진 가격이다.
다만 카카오는 ‘웹에서는 월 3900원의 가격으로 구독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웹에서 결제할 수 있는 링크를 삽입했다. ‘아웃링크 결제’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구글은 앞서 아웃링크 외부 결제 방식을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정책을 따르지 않은 앱은 구글플레이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였다. 하지만 업데이트 중단 조치가 내려진 후에도 카카오는 이모티콘 플러스 결제 화면에서 아웃링크 안내 문구를 삭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과 카카오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중재에 나섰다. 양사는 현재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드로이드폰 유저들은 현재 카카오 웹페이지를 통해 최신 버전의 카카오톡을 다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가 APK 파일을 설치하기 위해선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허용해야 하는데, 스마트폰 보안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