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7월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을 맞아 발표한 '낚시바늘에 걸린 상어, Hooked on Sharks'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하는 상어 개체 수가 연승어업을 통한 남획으로 북대서양 지역에서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북대서양 연승어업은 명목상으로는 참치회의 재료로 알려진 황새치를 표적으로 하지만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상어 혼획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규제는 생태계 핵심종인 상어가 심각한 위험에 빠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연승어업은 긴 밧줄인 연승에 수천 개의 낚싯줄을 매달고 그 끝에 미끼를 달아 어류를 잡는 어업 방식으로, 북대서양의 평균 조업일 기준으로 물속에 1,200km의 연승줄, 15,000-28,000개에 이르는 낚시바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상어는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해양생태계와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먹이사슬에서 상어가 사라지게 되면 해양 생태계는 급격히 무너지게 되고, 결국 이는 대기의 탄소와 열을 흡수하는 바다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상어가 해양 생태계에서 이같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상어 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규모는 이제 세계적으로 연간 1조 3천억 원(약 10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 상어 무역의 큰 손은 유럽으로, 반려동물 사료부터 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에서 상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상어고기 시장은 무역 현장을 방불케 한다. 무게로 따지면 브라질이 가장 많은 양을 수입하고, 수량으로 치면 우루과이가 최고 수입국이자 수출국 중 하나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와 중국이 주요 수출국이고, 한국과 태국이 많은 양을 수입한다. 한국도 USD 기준으로 전 세계 8번째 규모의 상어고기 수입국으로, 그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87억 원(약 670만 달러),무게로 따지면 약 2,474톤에 달한다.
그린피스 김연하 해양 캠페이너는 "기후위기로 해양생물이 위험에 빠진 가운데 지금과 같은 파괴적인 상어 조업이 계속된다면 상어는 멸종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다음달 15일 개최되는 UN 해양생물다양성 보존 협약 회의에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 강력한 해양 조약을 지지해 바다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 이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해양 보호를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