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서울 심야 택시 할증시간이 오후 10시부터로 조정됐다. 택시요금 심야 할증률도 최대 40%까지 오르며 야간 시간대 택시 요금 부담이 커졌다. 이를 통해 배차 성공률은 올랐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택시비 인상에 부담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지난달 발표한 택시 요금 인상안을 1일 오후 10시부터 적용했다. 심야할증 시간은 기존 0시~오전 4시에서 오후 10시~오전 4시로 2시간 늘었다. 할증률도 달라졌다. 종전에는 일률적으로 20%가 적용됐지만, 이날부터는 매일 오후 11시부터 3시간 동안은 40%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중형택시 기준 3800원이었던 기본요금은 오후 11시~오전 2시 5300원, 오후 10~11시와 오전 2~4시는 4600원으로 올랐다. 다만 시외할증률은 현행 20%를 유지하기로 했으며, 심야·시외할증 적용을 받지 않던 모범 및 대형 택시의 경우 오후 10시~오전 4시 구간에 20%의 심야 할증률이 적용됐다.
서울시는 내년 2월, 택시 요금 체계도 개편할 방침이다.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은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오르고, 기본 거리는 2km에서 1.6km로 단축된다. 100원당 132m가 적용되던 거리요금 기준은 131m로, 100원당 31초로 적용되던 시간요금 기준은 30초로 단축된다.
택시 규제 완화로 서울의 심야 택시 공급이 늘고 배차성공률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에 따른 후속조치가 시행된 이후 택시공급대수와 배차성공률이 동반 상승했다.
11월 서울의 심야시간 배차성공률은 월평균 36%로, 전월(27%)대비 9%p 상승했다. 12월 1~7일 평균 배차성공률은 62%로 11월 대비 26%p 올랐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배차성공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3일(토요일)에는 택시공급대수가 2만1447대로 전월 10일 부제해제 전주 1만8104대와 비교하면 18.5% 늘었으며, 이날 배차성공률은 69%를 기록했다.
그러나 소비자들 대다수는 택시비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진행한 ‘택시 이용 및 카풀 서비스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3명(29.0%)만이 택시 요금이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전 2018년 동일 조사 당시 56.8%가 적정하다고 평가한 것과 비교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또 요즘엔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노력한다는 응답이 90.2%를 차지했다. 갈수록 경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택시비까지 인상돼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는 데 동의하는 이들은 90.3%에 달했다.
서울시의 택시 요금 인상안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했다. 택시 요금이 너무 많이 오르는 것 같다는 의견이 82.3%를 차지한 가운데, 요금 인상안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불신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정책이 택시 기사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는 38.2%에 그쳤으며, 요금이 인상되면 심야에 택시 잡기가 수월해질 것 같다(38.6%), 택시 이용이 편해질 것 같다(29.1%) 등의 기대감도 낮은 편이었다. 택시 잡기가 편해진다면 기본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상관 없다(17.2%)는 응답도 매우 낮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택시 요금 인상안의 취지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