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배달앱’으로 이름을 알렸던 각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배달앱들이 이용률 저조 등으로 인한 위기에 봉착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미 공공배달앱의 운영을 중단했으며, 현재 운영 중인 지자체도 상황이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달 기준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는 지자체 공공배달앱은 15개다. 지난해 말 공공배달앱은 총 21개였다. 최근 제주도가 새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도입했으나 7개 지자체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종료하며 그 수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당초 공공배달앱은 중개수수료 없는 ‘착한 배달앱’을 지향하며 등장했다. 광고비, 중개 수수료, 카드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민간배달앱의 중개수수료가 6.8~12.5%인데 비해 공공배달앱의 수수료는 1~2% 수준으로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배달앱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춘천시는 지난해 3월 자체 배달앱 ‘불러봄내’를 서비스 론칭 한 달만에 포기하고 올해부터 강원도 배달앱과 통합 운영 중이다. 매년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데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전라북도 익산시는 공공배달앱 사업 준비에 나섰다가 올해 3월 효율성 부족을 이유로 공공배달앱 구축을 포기했다. 경남 거제시는 지난해 3월부터 운영해온 공공배달앱 ‘배달올거제’를 오는 20일 중단하기로 했다.
이처럼 각 공공배달앱들이 어려움을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의 유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수료가 낮아 수익성을 내기 힘든 구조인 만큼 민간배달앱 수준의 마케팅을 할 수 없고, 소비자를 끌어당길 만한 혜택도 미미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공공배달앱은 10만원 충전시 10%를 환급하는 지역화폐와 연계하는 이점을 가진다. 다시 말하자면 지역화폐 사용 가능 여부를 제외하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뜻이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함에 따라 지역화폐 발행 여부조차 불확실해지면서 공공배달앱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천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인천의 경우 지난 7월 지역화폐인 인천이음의 할인율을 기존 ‘최대 50만원까지 10%’에서 ‘최대 30만원까지 5%’로 줄였다. 같은 달 인천 서구 공공배달앱 ‘배달서구’의 월평균 주문건수는 전월대비 약 21% 감소했다.
전국 지자체 공공배달앱 중 가장 성공적 모델로 꼽히는 경기도 배달특급의 경우 월간 활성이용자수(MAU)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배달특급의 MAU는 55만명 수준이었으나, 10개월 만인 지난달에는 42만명으로 감소했다.
최근 경기연구원은 배달특급 관련 보고서를 통해 “모델 특성상 적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세금만 축내는 보여주기식 사업이자 민간 활동 저해를 목표로 하는 반시장경제 사업”이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