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상승한 부동산 가격으로 근로 소득과 저축만으로는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고 주택담보대출의 힘을 빌려야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정부에서는 8월에 이어 12월도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 시켰지만 부동산 시장 경기는 크게 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95%로 목표치인 110%에 한참 부족하므로 여전히 부동산 수요자는 많다. 하지만 이들이 주택 구매를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첫 번째로는 부동산 시세가 고점을 넘어 하락하고 있다는 점과 두 번째는 대출 금리다.
모든 사람이 재화를 구매할 때 가장 원하는 것이 있다. 적정 가치 이상의 재화를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다. 주택 구매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실거주할 목적이든 투자 목적으로 구매하든 가장 낮은 가격에 구매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시장 논리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하향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역시 마찬가지고 지방은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집을 구입하고 싶어도 지금 구매한 가치보다 더 떨어지리라 예측하며 더 낮아지길 대기하는 수요자가 많다. 이는 부동산 시장 경제를 빠른 속도로 둔화시키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구매 수요가 촉진되지 않는 이유에 대출 금리가 있다. 과거 부동산 시장은 낮은 금리로 투자에 따른 지출 비용이 적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수요자가 증가했다. 또한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올랐다’라는 말처럼 하루에도 수천만 원이나 되는 금액이 뛰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당시와 비교해 같은 금액을 빌리더라도 2~3배 이상의 대출 이자가 발생하였고 대출받을 능력도 기준치가 상승하여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줄었으며, 부동산 시세 하락과 겹쳐 투자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자산 손해를 감수하고도 당장 실거주가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주택을 구매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만으론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다. 내년부터 신청받는 ‘특례보금자리론‘이다. 기존 보금자리론은 주택 시세 6억 원 이하, 부부합산 소득 7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만 대출 신청이 가능했으나 주택 시세 기준을 9억 원으로 늘리고 소득제한은 철폐하며 많은 대상자들이 장기고정금리의 대출을 4%대의 금리로 이용할 수 있게 완화한 것이다.
하지만 주택금융공사는 이달 보금자리론 금리 0.5% 인상했고 일각에서는 내년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어떻게 책정될지에 대한 의문점을 표하기도 한다. 보금자리론이라는 틀은 동일하므로 30년 만기 기준 5%대 이상의 금리로 신청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다수다. 하지만 이미 꽤 상승한 대출 금리와 기준금리가 최종금리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만연하여 굳이 더 비싼 이자를 내며 장기 고정금리형 상품을 선택하는 수요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지난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최종 금리는 3.5% 선으로 예측한다고 발표했다. 현 3.25%에서 베이비스텝(1회 0.25% 인상) 정도면 최종금리에 다 달한다는 것이다. 이제 금리 인상의 격동기는 끝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주요 시사점은 인상된 금리가 언제 떨어지는 것인지다. 미 연준은 고금리 시장을 장기화하여 물가 상승률을 2%대까지 낮출 것이라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정도 물가상승률까지 낮아질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미 고점에 가까워진 금리 상황이 장기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면 굳이 장기 고정금리를 선택할 필요성이 있을지 의문점이 큰 상황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이 구매하고 싶은 주택의 시세를 지속 점검하여 개인이 적정가라고 판단되는 시기에 적절한 대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의 부동산이나 대출에 대한 점검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담보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시세 관리, 대출 상품 비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구입이나 대출 선택 등의 적절한 시기는 본인의 관심도로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중요시 고려하여 적극적인 계획 수립을 세워야 하는 시기다.
기고=뱅크몰 시장분석팀 허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