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액 1조원 규모 전망… 유통업계, 대기업·대형마트 가리지 않고 경쟁 참여
와인 수입액 1조원 규모 전망… 유통업계, 대기업·대형마트 가리지 않고 경쟁 참여
  • 이수현
  • 승인 2023.01.05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ettyimagebank
ⓒgettyimagebank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약 5억5981만달러(약 750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69% 급증했다. 올해 와인 수입액은 1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와인 소매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서 50%가량 성장했다.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연이어 대형 와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에 선보이던 대량 주문을 통한 ‘창고형 방식’에서 나아가 와인의 맛과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의 와인 전문점 진출은 롯데마트가 2021년 '와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보틀벙커'를 선보인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호점으로 선보인 제타플렉스점(잠실점) 보틀벙커는 오픈 1년간 매출이 기존 롯데마트 잠실점 와인 매출 대비 6배 증가했다. 보틀벙커 1호점은 지난해 12월 1322㎡(400평) 규모로 제타플렉스 잠실점에 신설된 와인 전문점으로, 4000여종의 와인과 위스키 등을 판매한다.

최대한 많은 와인을 진열해 판매하는 기존 대형 와인 매장과 달리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탭(Tasting Tab)’을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고급 빈티지부터 트렌디한 와인까지 총 50~80여 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은 전용 카드에 금액을 충전한 후 기계에 카드를 접촉해 마시고 싶은 와인을 50㎖씩 시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보틀벙커는 제타플렉스점을 비롯해 창원·광주에 점포를 내 현재 3호점을 운영 중인데 3개 점의 2022년 하반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배 늘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3개점 누적 방문객 수는 100만 명 이상이다.

보틀벙커 성공을 시작으로, 유통업계는 대형 와인 전문 매장을 새롭게 선보이며 미국 고급 와이너리를 직접 인수하거나 단독 상품을 선보이는 등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현대백화점아울렛은 지난달 28일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있는 스페이스원 매장에 영업면적 약 1000㎡(302평) 규모의 와인리스트(WINE LIST)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곳에선 현대백화점그룹 와인 수입·유통 전문사인 '비노에이치(Vino.H)'를 포함해 160여 개 수입사의 와인 총 5500여 종 판매하고 있다. 와인리스트는 원산지 기준으로 와인을 쌓아두지 않고 넓은 공간을 활용해 계절이나 시즌, 식문화 트렌드에 따라 어울리는 와인을 제안하는 콘셉트이다.

신세계프라버티는 지난해 2월 국내 유통 대기업 중 처음으로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200㎡(약60만평)을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하남점 내에 약 500평 규모의 와인·주류 전문 매장 '메가샵'을 올해 4월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화와 두산 등 대기업에서도 와인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화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18만2000㎡(약5만5150평)를 3400만 달러(약445억원)에 인수했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침체기를 겪은 두타몰의 재도약을 위해 두타몰 지하 2층에 와인 체험공간 ‘탭샵바’를 오픈했다.

이 밖에도 대형마트 업계, 편의점 업계도 해외 유명 와인을 공수해 선보인다. 이마트는 연말 시즌 당시 프랑스 보르도 생떼밀리옹 지역의 ‘에스프리 드 파비 2016’와인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대량 매입으로 해외 평균가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는 업계 단독으로 스페인 전역의 지역별 유명 와이너리 대표 와인 8종을 선보였다. 편의점CU, GS25, 이마트 24, 세븐일레븐 등은 연말 품절 대란을 겪은 가성비 좋은 와인 물량 확보를 위해 단독 판매 또는 와인 특화 점포에 다양한 와인을 한데 모아 판매하기도 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