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회복세를 넘어 시장 규모만 본다면 예년의 성적을 월등히 넘어설 전망이다. MZ세대의 새로운 취미생활로 뮤지컬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2022년 공연 전체 시장(콘서트 제외)은 5,145억 원(12월 19일 기준)으로 남은 연말 성수기까지 포함하면 5,43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뮤지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76.6%로 올해 뮤지컬 시장은 4,15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바야흐로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호시절이 도래한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MZ세대, 그 중에서도 여성이다.
작년 3월 인터파크가 공개한 2021년 뮤지컬 관객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조사 결과 지난해 뮤지컬 관객의 성비는 여성이 77.1%였으며, 그중 같은 작품을 2회 이상 본 관객의 경우 2030 여성 비율이 72%로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위기는 하반기 대형 기대작들이 개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2023년에도 지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뮤지컬이 보는 것을 넘어 최근 투자 대상으로도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3년에는 어떤 뮤지컬 공연이 기다리고 있나
올해에는 ‘캣츠’, ‘시카고’ 등 인기 뮤지컬의 오리지널 공연팀이 줄줄이 내한하는 데다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 스테디셀러들도 오랜만에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극에서도 미국 브로드웨이의 유명 극단 리빙시어터가 처음 한국을 찾는다.
포문은 뮤지컬 ‘캣츠’가 1월 20일부터 3월 1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연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이름을 알린 작품으로,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후 40년 넘게 세계 곳곳을 누비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200만 명 넘게 관람했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인 ‘시카고’도 한국을 찾는다. 금주법이 시행된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범죄자들이 판을 치는 현실을 풍자한다. 농염한 재즈 넘버와 퍼포먼스가 일품이다. 오는 5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다.
스테디셀러인 ‘오페라의 유령’은 13년 만에 한국어로 공연한다. 스타 배우 조승우가 유령으로 캐스팅돼 관심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레미제라블’도 8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3월 개막한다.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도 여럿 공개된다. 12일 문을 여는 ‘베토벤’이 대표적이다. 베토벤의 인간적인 모습과 사랑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다. 박효신 등이 출연한다. 9월 박칼린이 내놓는 창작 뮤지컬 ‘시스터즈’는 1920~1970년대 국내 걸그룹의 명공연을 재현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8일 개막하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1998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1593년 촉망받던 작가 셰익스피어가 연극 오디션에 남장을 하고 찾아온 귀족의 딸 비올라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원작 영화는 미국·영국 아카데미상과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등을 휩쓸었다. 배우 이순재가 처음으로 연출하는 연극 ‘갈매기’는 다음달 2월 5일까지다.
수요에 맞춰 뮤지컬 티켓 가격은 고공행진
이에 지난해부터 인상 추세를 보여온 뮤지컬 티켓 가격이 새해에 19만 원까지 올랐다.
제작사 에스앤코에 따르면 오는 3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의 VIP석 티켓 가격은 19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국내 역대 뮤지컬 중 최고가이다.
오페라의 유령의 티켓 가격이 뜬 당일, 오페라의 유령의 줄임말인 ‘오유 19만 원’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뜨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VIP석 가격은 15만 원을 넘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기준이었지만 최근 이 기준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VIP석의 가격을 16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베토벤’은 R석 17만 원, ‘물랑루즈!’는 VIP석 18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하면서 뮤지컬 티켓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MZ세대 관람객이 많은 만큼 잇따른 티켓값 인상에 관객들 사이에선 가격 부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다. N차 관람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더욱 더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또한, 예전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좌석을 VIP석이라고 묶어 책정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을 내고 공연을 보러가도 무대가 멀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