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장에서만 쓰일 것 같았던 로봇이 유통 업계에서도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대형 유통업계에서 인공지능 AI와 로봇이 사람의 할 일을 대체하고 있다.
로봇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86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대비 35%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앞으로 2년 뒤인 2025년에는 2조 8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로봇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는 곳은 물류센터다.
쿠팡이 지난해 3월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혁신기술이 집약돼 있다.
하루 수만명의 단기 노동자가 고강도의 상품 분류작업을 하는 방식에서, 로봇이 상품 분류와 포장까지 담당하는 자동화 물류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무인운반로봇(AGV) 수백대가 바닥에 있는 정보무늬(QR)코드를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온라인을 통해 들어온 고객 주문은 로봇이 인식해 해당 상품이 실린 선반을 찾아 작업자 쪽으로 가져다주는 작업을 대신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AGV를 통해 전체 업무 단계는 65% 감소했고, 대구풀필센터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경상도를 넘어 제주도까지 쿠팡의 익일배송 서비스 지역이 확대됐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물류 전문 자회사 ‘무신사 로지스틱스’가 물류로봇 도입과 함께 올해부터 패션 브랜드를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동시간 처리 가능한 물동량을 확대해 물류 비용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합포장에 특화된 물류로봇을 도입해 인당 출고량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온라인 쇼핑 점유율 1위 네이버 쇼핑과 손잡은 물류업체 '파스토'의 스마트 물류센터에는 오토스토어, 슈어소트, AGV 등의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어 픽킹, 패킹, 출고 등의 물류 전과정을 자동으로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물류 센터의 작업 효율성을 20% 이상 개선했다고 밝혔다.
물류센터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편의점 업계도 로봇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CU는 연내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모빈'과 편의점 로봇 배송 시범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앞서 CU는 지난해 8월 모빈과 경기도 화성시 소재 아파트에서 계단, 비탈길 등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로봇 배송서비스 실증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서빙로봇 자회사 '비로보틱스'를 공식 출범했다.
비로보틱스는 올해 고도화된 서비스로 로봇 보급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내 음식점 호출 벨과 서빙 로봇을 연동한 서빙과 퇴식 기능을 선보인다. 또 서빙 로봇을 스크린골프장, PC방, 당구장, 물류센터 등 다양한 매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비로보틱스는 올해 1천300대 이상의 신규 로봇을 보급하고, 연말까지 2천500대 이상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