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8월경,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던 연초 줄기, 뿌리에서 추출한 니코틴으로 생산한 전자담배 액상이 관세청의 기획심사로 추징이 진행되었으며, 해당 추징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예상된다.

수입한 업체들에게 악의성, 고의성이 있었다면 추징을 하는 게 맞지만 수입된 액상 전자담배들은 정부 세법에 따라서 그리고 세관의 수입사전심사에 따른 처리 결과로 세금 부과 없이 수입된 결과물들이다. 이것이 수출업체들의 사기행위가 되었든, 준비서류의 미숙이었든 전부 추징대상이 어 2조원 상당의 세금 추징이 결정되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는 1ml당 1,799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고세율의 종량세로 세금이 부과가 되다 보니 전자담배의 액상 판매가격에서 차지하는 세금비중이 86.5%나 되지만, 궐련담배의 세금비중은 64.1%이다.

이처럼 강력한 세금 부과에도 불구하고 전자담배 시장에는 기술의 발전을 힘입어 다양한 형태의 기기,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 등을 갖춘 새로운 전자담배들이 출시되었다. 이를 통해 전자담배 산업계는 발전했고,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장되었다.

한편, 영국은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의 지출 증가로 인해 전자담배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에서는 여러가지 연구를 근거로 궐련 담배 대신에 액상 전자담배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나, 담배 및 관련제품 규제(Tobacco and Related Products Regulations 2016,TRPR)에 의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의무적으로 요구한다.

△전자담배 탱크용량은 2ml 미만 제한 △리필 컨테이너 니코틴 함유 용액은 10ml 이하 제한 △니코틴 함량 20mg/ml 제한 △니코틴 함유 제품의 어린이 접근 제한 및 개조 금지 △인공향료, 카페인, 타우린 등의 재료 첨가 금지 △라벨링 요구조건 및 경고문구 포함 △판매 전 MHRA에 고지 등이다.

위와 같이 액상형 전자담배의 수요 증가와 궐련담배에 비해 덜 해롭다는 연구 결과 등으로 영국정부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관리를 통해 양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과다한 세금 부과로 양성화보다는 음성화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으며, 30ml 한 병당 53,978원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세금 부과가 없을 때 3만원에 판매하던 제품을 8만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고 구매해야 한다.

결국에는 현재 약 1조 1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전자담배 시장의 음성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궐련담배와의 연구 비교 결과와 영국의 사례 등을 참고했을 때,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이 이대로 괜찮을지는 한 번 생각해 볼만한 주제다.

 

기고=관세법인 GTC 김태훈 관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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